LG전자는 스마트워치에 '올인'…국내 라이벌의 엇갈린 풍경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15)'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양대 가전사이자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승부 전략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삼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MWC 무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을 내놓는다.

매년 이맘때면 나오는 갤럭시S 모델인 탓에 이름도 '갤럭시S6'로 정해진 것으로 보이나 삼성은 2010년 갤럭시S를 처음 선보일 때만큼이나 비장한 분위기다.

'프로젝트 제로'라는 이름으로 갤럭시S6를 개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에게 지난 한해는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았다.

고가폰 시장에서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협공에 끼인 신세가 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삼성은 나흘간 열리는 이번 MWC에서 갤럭시S6 언팩(공개) 행사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연행사는 물론 자사의 네트워크 기술을 자랑하는 별도의 전시관도 꾸렸지만 특별히 강조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나마 언팩 행사 다음 날로 잡혀있는 신종균 IM(IT·모바일) 부문 사장의 기자간담회가 주요 일정으로 준비된 상황이다.

삼성이 갤럭시S6에 이토록 '올인'하는 이유는 이 6번째 갤럭시S 모델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 업체의 무너진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최종 병기이자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이다.

앞서 선보인 갤럭시S4와 S5가 잇따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만큼 후속 모델마저 흥행에 실패한다면 삼성으로선 갤럭시S 시리즈의 존폐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삼성은 MWC를 일주일 앞두고 이례적으로 트위터에 갤럭시S6의 특장점을 암시하는 티저영상 3편을 선보이며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게다가 삼성은 앞서 MWC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던 새 스마트워치 발표 행사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지 갤럭시S6에만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도록 시선분산 효과를 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해도 삼성은 MWC에서 갤럭시S5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 3종을 함께 공개하는 전략을 구사했었다.

삼성이 본업인 스마트폰 공개 행사에 집중하며 초심으로 돌아간 사이 반대로 LG는 이참에 스마트워치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펼친다.

LG는 이번 MWC에서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2개나 내놓으며 웨어러블 시장에서만큼은 삼성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디자인을 강조한 'LG 워치 어베인'과 함께 자매 모델인 'LG 워치 어베인 LTE'를 동시에 선보이는 이른바 쌍끌이 전략이다.

특히 'LG 워치 어베인 LTE'는 세계 최초로 LTE(롱텀에볼루션) 통신 기능을 탑재한 만큼 MWC 현장에서 해외 유력 매체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LG가 이번 MWC에서 스마트워치 2종을 내놓게 된 것은 유독 웨어러블 시장을 주시하는 조준호 신임 MC사업본부장(사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LG 워치 어베인 LTE'에 대해 "LG전자의 역량이 총집결된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스마트워치 제품"이라며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실제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만을 혁신하는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