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웃 간 갈등의 원인인 층간소음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김동훈 초정밀시스템연구실 책임연구원 등이 아파트나 건물의 층간소음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진동 저감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쿠션이 있는 바닥 마감재를 시공하거나 층 사이 빈 공간을 채우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하중 증가, 건설비 상승 등 단점이 많았다.

발소리 같은 층간소음의 주원인은 대부분 진동에 의한 저주파영역의 소리다. 연구팀은 이 같은 진동을 줄이기 위해 공장에서 사용하는 공작기계의 진동 저감 기술을 활용했다. 먼저 바닥 마감재와 건물구조물 사이의 공간에 센서를 부착했다. 이 센서는 저주파 진동이 발생하면 그 크기를 감지해 진동 저감 장치를 작동시킨다. 이 장치는 내부에 채워진 액체를 진동시켜 소음 주파수가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준다. 유체를 이용해 진동 주파수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낮추는 일종의 스프링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층간소음이 최대 30%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기존 진동 저감 장치보다 효과가 세 배 이상 뛰어나면서도 시공 가격은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실험장치 테스트를 통해 공학적 해결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환경조건에 최적화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작년 국내에서 먼저 특허를 출원했고 이달에는 국제특허(PCT)도 출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