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웹툰 서비스 코미코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 3분기(7~9월) 발생한 영업손실 62억원도 코미코 마케팅비가 급증한 영향을 받았다. 작년 일본에서 먼저 시작한 코미코는 올 7월 대만, 10월 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공격적으로 코미코 마케팅비를 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아직 틈새 있다"…벤처, 웹툰시장 속속 진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웹툰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들이 뛰어들고 있다. NHN엔터 같은 대형사만이 아니다. 탑툰 티테일 허니앤파이 곰툰 같은 소규모 웹툰 서비스도 경쟁에 참여했다. 작년 6월 창업한 신생 벤처기업 레진엔터테인먼트가 레진코믹스로 웹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아직 틈새시장이 남아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면서 이들이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벌써 제트(Z)코믹스와 판툰이 사업 부진으로 1년도 안돼 서비스를 접었다.

○“아직 틈새시장 충분하다”

웹툰 시장에 새로 진입한 업체들은 저마다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티테일을 서비스하고 있는 컬쳐쇼크의 이동표 대표는 “웹툰 시장은 게임 시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리니지나 마비노기처럼 대형 게임사에서 만든 게임이 유행했지만 중소형사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이용자에게 외면받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웹툰은 게임처럼 롱테일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며 “좋은 작품을 올리면 이용자는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티테일은 탑툰이나 레진코믹스와 달리 성인용(19금) 콘텐츠를 지양하고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 도전만화 코너에서 주목받은 아마추어 작가를 대거 섭외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월 유료 모델을 도입했다.

지난 5월 곰툰을 출시한 나인픽셀즈는 움직이는 웹툰인 모션툰에서 기회를 찾았다. 김정호 나인픽셀즈 대표는 “한 장면씩 넘길 때마다 애니메이션 효과가 들어가 인물이 움직이거나 성우가 대사를 읽어준다”며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른 웹툰 업체가 따라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강문화산업대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작은 게임사에서 한류 드라마를 모션툰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회사를 차렸다. 만화 에이전시와 제휴해 기존 만화를 모션툰으로 변환하는 일을 진행 중이며, 스마트TV용 콘텐츠로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3년 만에 웹툰 시장 3배 커져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15년 3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예상하고 있다. 2012년 1000억원에서 3년 만에 3배로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 덕분에 신생 기업들도 빠르게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올 1월 설립된 탑코믹스는 탑툰을 서비스하며 지난 11월 누적 매출 7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90억원, 내년에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도 웹툰의 매력이다. 일본과 대만에서 코미코를 서비스하는 NHN엔터의 곽대현 홍보팀장은 “동남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레진코믹스는 10월 중국 텐센트의 큐큐닷컴 등과 제휴해 연재를 시작했고, 곰툰 역시 11월 중국 롤리플로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외에도 KT(올레마켓웹툰) SK플래닛(티스토어웹툰) SK컴즈(네이트만화) 등 수많은 업체가 웹툰 서비스를 하고 있어 신생 업체들에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되고 있다. 4월 문을 연 Z코믹스는 3개월 만인 7월에 폐업을 공지했다. 판툰도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주지 못해 10월 사이트가 폐쇄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