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中전략 확 바꾼다…중저가 모델 판매에 집중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략을 확 바꾼다. 올 들어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악화되는 등 위기에 빠지자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일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며 “고급형부터 중·저가형까지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제품을 팔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소수 중·저가형 모델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중·저가형 신제품 ‘갤럭시A5’ ‘갤럭시A3’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판매하기로 했다. 기존 ‘갤럭시그랜드’ ‘갤럭시영’ ‘갤럭시에이스’ ‘갤럭시코어’ 시리즈 등의 수십개 모델을 점차 정리하고 앞으로 ‘갤럭시A’ 시리즈를 집중 판매할 예정이다. 소수 전략 모델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재고 및 비용 관리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공략에 실패해 최근 실적이 나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의 공격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며 “중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가형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式 판매 버리고 갤럭시A에 집중

삼성전자는 중저가형 제품에도 고급형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와 기능을 적용하되 가격은 낮춰 공급할 계획이다. ‘무서운 신예’ 샤오미 등 중국 토종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경쟁사보다 품질이 높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팔면 수익성은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재고와 비용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메우기로 했다.

갤럭시A3와 갤럭시A5는 삼성전자가 새로 짠 전략을 반영해 내놓은 첫 스마트폰이다. 테두리는 물론 뒷면에도 메탈(금속) 소재를 적용했다. 갤럭시 스마트 기기 가운데 최초로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하고 다양한 셀피 특화 기능을 넣었다. 고급형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중국 내 브랜드 강화에도 더욱 힘쓰기로 했다.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볼 수 있다. 무료로 커피 등 음료를 마시면서 1 대 1로 제품 이용 안내도 받는다.

위기 타개책으로 대규모 인사 개편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음달 초 실시하는 삼성그룹 사장단·임원 정기인사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무선사업(IM) 부문은 실적이 가장 급속도로 악화돼 대규모 인사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피처폰(일반 휴대폰) 사업이 악화됐던 8년 전인 2007년 1월 정기 인사에서도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물러나게 하고 최지성 당시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을 전격 기용했다. 지금도 그때 상황과 비슷하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