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통신시장 치열했던 가입자 쟁탈전, LGU+·알뜰폰 약진…'꼴찌'들의 반란
지난해 이동통신 가입자 빼앗기 전쟁에서 승자는 알뜰폰이었다. 가입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가운데선 3위인 LG유플러스 가입자만 증가했다. ‘꼴찌들의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업계 1, 2위인 SK텔레콤과 KT는 가입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고전했다.

◆알뜰폰의 승리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 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는 54만8470명 늘었다.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가입자가 증가한 LG유플러스(54만4979명)보다 증가폭이 컸다.

알뜰폰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통신사들의 마케팅에 밀려 맥을 못췄다. 그러나 하반기 우체국 등으로 유통망을 다변화한 효과가 나타나 점차 약진, 연말엔 위세를 떨쳤다. 가입자 증가폭은 10월(4만7451명) LG유플러스를 넘어선 데 이어 11월(5만3765명)과 12월(7만765명)엔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가입자 증가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올해 말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만 증가

통신 3사 가운데선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가입자가 늘었다.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된 1월을 제외하고 11개월 연속 순증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LTE 전국망을 먼저 구축한 선점 효과와 영업 경쟁력을 번호이동 시장에서 선전한 배경으로 꼽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대리점을 통한 직접판매 비중이 70~80% 수준으로 경쟁사에 비해 높다”며 “영업 경쟁력이 강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민원 발생시 판매점보다 대리점이 더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현장 영업인력에 대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역량을 키운 것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52만415명 줄었다. SK텔레콤은 경쟁사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된 1월과 3월을 제외하고 매월 가입자를 빼앗겼다. KT 가입자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57만3034명 순감했다. KT 역시 경쟁사 영업정지 기간이었던 1월과 2월을 빼고 10개월 연속 순감 행진을 지속했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올해도 번호이동 시장에서 치열한 가입자 빼앗기 전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5335만명. 전체 인구인 5000만명을 넘어선다.

경쟁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는 데이터 속도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등이 꼽힌다. 올해 광대역 LTE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세 배 빠른 LTE’로 알려진 광대역 CA 서비스도 도입된다.

국회에 계류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도 관심이다. 이 법안은 이용자에 따라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통신사뿐 아니라 제조사의 보조금까지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보조금 경쟁이 잦아들어 스마트폰 가격이 비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말 공식 선임되는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가 통신시장에 얼마나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 내정자는 KT의 약화된 유통망을 회복, 실적 만회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