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할당을 위한 경매를 앞두고 통신주 3개 종목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KT는 '주파수 전쟁'에서 승리하면 LTE 시장 경쟁구도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날보다 1.86% 상승한 3만5천500원에 거래됐다.

SK텔레콤은 1.75% 오른 20만4천원, LG유플러스는 2.65% 상승한 1만1천600원을 나타냈다.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KT 주가는 3사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KT가 9.24% 떨어지는 동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1.45%, 0.43% 하락에 그쳤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가 5가지로 제시한 주파수 경매방식 중 '제4안'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26일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26일 이후 KT는 2.15%, SK텔레콤은 0.74% 올랐다.

제4안은 1.8㎓ 인접대역 경매를 배제하는 안(1안)과 포함하는 안(3안)을 동시에 시행해 입찰가가 높은 쪽을 택하는 방식이다.

KT가 이미 LTE 서비스용으로 사용하는 1.8㎓ 주파수 대역과 맞붙은 인접대역을 차지하는 데 성공하면 LTE 속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KT가 광대역화를 통해 이동통신시장 경쟁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가 이번 주파수 경매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T가 1.8㎓ 인접대역 확보에 사활을 건 만큼 경매에서 KT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면서 "KT가 적정 금액을 내고 주파수를 확보하면 짧은 투자금으로도 기존 LTE보다 2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대역 LTE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하반기 출시하는 LTE-어드밴스드(LTE-A)를 넘어서는 네트워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주파수 확보 경쟁에서 가장 불리한 곳은 SK텔레콤으로 꼽힌다.

1.8㎓ 주파수 대역을 얻지 못하면 불리한 경쟁 상황에 직면하고, 얻는다 해도 가치가 적은 자원에 비해 많은 돈을 투입하는 셈이다.

주파수 경매가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그동안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구조를 사실상 주파수가 결정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시절 800㎒의 저대역 주파수를 독점해 통화 품질에서 우위를 점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높일 수 있었다.

KT가 롱텀에볼루션(LTE) 경쟁에서 뒤처진 것은 1.8㎓ 주파수 대역의 2G 서비스 종료가 지연되면서 LTE 서비스 개시 시점이 다른 회사보다 늦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각자 자사에 유리한 할당방식을 채택하기 위해 '돈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주파수 경매가가 2011년 경매에서 SK텔레콤이 기록한 9천995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형운 동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과감한 베팅으로 KT의 1.8㎓ 대역 확보를 저지한다면, 주파수 경매가가 상승해 이동통신 3사 모두가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 연구원은 "주파수 경매가 완료되는 8월까지는 통신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