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흔들어도 변함없이 착실하게 하나 둘 해나가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11일 광화문 KT 사옥에서 열린 KTF와 합병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우회적으로 사퇴설을 부인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2015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후 일부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공기업 사장이 중도 사퇴하자 이 회장의 사퇴설이 정치권과 업계에 퍼졌다. 이날 간담회는 소문이 퍼진 뒤 가진 첫 기자간담회였다.

이 회장은 또 KT에 대해 “재벌기업이 아닌 기업 가운데 재벌기업들과 1 대 1 진검승부를 벌이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재벌의 지배구조가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KT 같은 국민기업도 충분히 효율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모빌리티(이동성)가 낮은 것은 재벌 위주의 산업 구조로 인해 경영자, 경력자 시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주인이 없는 KT가 모빌리티를 높이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원의 40%를 외부 인력으로 채워 경영자 시장을 만들고, 경력자도 많이 뽑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다양한 기업을 인수,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대부분 KT의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이스라엘에서 벤처기업들이 큰 이유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등 지원했기 때문”이라며 “KT가 한국 벤처기업에 실리콘밸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