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인 고대 정보보호대학원장 "정당성 없어…사이버 로빈후드 아니다"
“어나니머스가 사이버 세상의 로빈후드를 자처하지만, 핵티비즘(hacktivism)은 정당하지 않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사진)은 최근 어나니머스의 잇따른 해킹 사태와 관련, 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핵티비즘은 해커(hacker)와 행동주의(activism)를 합친 말로 정치·사회적 목적을 위해 자신과 입장을 달리하는 곳의 웹 사이트를 해킹하는 행위를 말한다.

임 원장은 “젊은이들로 구성된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는 자신의 가치만 옳다고 생각하고 무차별적으로 사이버테러를 감행한다”며 “그건 정당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나니머스의 활동은 일반 비정부기구(NGO)와 비슷하다”며 “다만 NGO는 위법행위를 하면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어나니머스는 책임 대상을 찾기 힘들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나니머스는 조직원도 정체가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범죄 행위를 해도 확인하기 어렵다”며 “어나니머스는 사이버 로빈후드를 자처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 원장은 “국내외 해커들에 대한 족보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미국도 ‘사이버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족보를 만들어 파악하고 있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