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싸이처럼 팬택스타일로 삼성·애플과 승부"
올해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싸움’이 볼만해졌다. 팬택(부회장 박병엽)은 24일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삼성전자 애플과 정면으로 맞붙어 2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국내시장 점유율 2위인 LG전자는 거론하지 않았다.

국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앞지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LG전자나 애플에는 지지 않겠다는 팬택의 결연한 의지가 행사장에서 느껴졌다.

○5.3인치 쿼드코어 스마트폰

팬택은 이날 서울 강남역사거리 야외무대 ‘M스테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가R3를 공개했다. 이 스마트폰은 샤프의 ‘내추럴 IPS 프로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했다. 1280×720 해상도의 5.3인치 디스플레이다. 화면이 커졌지만 ‘제로 베젤(화면 테두리 부분) 기술’을 적용해 한손으로 잡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 팬택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S4 프로 쿼드코어 프로세서(APQ8064)’를 이용했다.

2600㎃h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해 이용 시간도 늘렸다. 팬택 관계자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긴 14시간30분 연속 통화와 360시간 연속 대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팬택 "싸이처럼 팬택스타일로 삼성·애플과 승부"

이 제품은 또 고속충전 설계를 적용해 배터리 충전 시간을 100분 수준으로 단축했다. 스마트폰과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2포트 충전기’도 업계 최초로 제공한다.

1300만화소 카메라에는 여럿이 함께 사진을 찍은 뒤 자신의 얼굴이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선택해 하나로 합쳐주는 ‘베스트페이스’ 기능이 추가됐다.

출고가격은 90만원대 후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관계자는 “26일부터 휴대폰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가R 시리즈’로 플래그십 경쟁

팬택은 이번에 ‘스카이’ 브랜드를 없애고 ‘베가’만 붙였다. 삼성전자 ‘갤럭시S’, LG전자 ‘옵티머스G’처럼 팬택은 자사 최상위 제품에 앞으로 ‘베가R’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전략이다. 이준우 팬택 사업총괄 부사장은 “베가R3는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며 “갤럭시노트처럼 노트 기능을 특화한 스마트폰은 이르면 연내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 야외무대서 제품공개

팬택은 지금까지 신제품 발표를 서울 상암동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남역사거리 야외 무대를 택했다. 이 부사장은 “가수 싸이가 자신의 스타일을 담은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로 세계에 알려졌다”며 “팬택은 애플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뛰어난 회사는 아니지만 우리만의 스타일로 도전장을 낸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이날 저녁 2NE1 세븐 거미 등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나오는 라이브 공연을 열었다. 싸이도 이 회사 소속이다. 팬택 관계자는 “당초 싸이도 공연에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출연이 무산됐다”고 귀띔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