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60억~100억 불과
수요줄어 '끼워넣기' 될 판
장기적으론 투자확대 필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악성코드를 차단하는 ‘백신’ 시장이 국내 인터넷 보안업체들에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 백신 상품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수익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 백신 시장을 버리자니 아깝고, 유지하자니 비용이 계속 들어 보안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랩에 따르면 모바일 악성코드와 관련된 백신 시장 규모는 60억~1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백신을 제공하는 이스트소프트·하우리·잉카인터넷 등의 매출은 거의 없다.

이스트소프트가 제공하는 ‘알약 모바일’은 연간 9900원의 백신 제품을 내놨으나 다운로드를 받는 사람들은 미미하다.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이 돈을 내고 백신을 구매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리와 잉카인터넷이 제공하는 무료 백신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백신에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단말기 제조사에 번들(끼워넣기 상품)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 시장에서도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업체, 일부 금융사들을 제외하면 모바일 백신 수요가 많지 않다.

예컨대 ‘브이가드 포 스마트폰’을 내세워 금융권 모바일 백신 시장의 70%(사이트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쉬프트웍스의 매출은 연간 1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는 모바일 보안시장의 특성상 성장세가 가파르지 않아 당분간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V3 모바일’ 백신을 기업에 판매하는 안랩은 모바일 백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매출이 30억~50억원 정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바일 기기 보안문제가 커져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보안업체인 시만텍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보안 공격 루트는 315개로 전년 대비 93%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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