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운영하는 포털 네이버가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네이버톡’ 서비스를 접고 또 다른 메신저인 ‘라인’에 올인한다. 그동안 네이버톡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면, 지난 6월에 출시된 라인은 반년만에 이용자 1000만 명 둘파를 앞두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라인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네이버톡과 라인으로 이원화돼 운영 중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라인으로 통합한다고 15일 밝혔다. 내년 1월 말 네이버톡을 업데이트하면 라인으로 자동으로 바뀔 예정이다. 사실상 네이버톡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인 서비스의 여세를 몰아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는 라인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메신저 통합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 출시된 네이버톡은 회원수가 300만명에 불과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NHN은 네이버톡 출시 반년도 되지 않아 두번째 메신저 라인을 내놨다. NHN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일본에 거주하며 라인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메신저인 카카오톡(3200만명), 마이피플(1400만명) 등에 더 이상 밀리면 ‘인터넷 강자’의 자리를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은 네이버톡과 달리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돼 몸집이 가볍고 음성통화 기능,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메신저봇 기능 등이 특징이다. 위치정보를 이용해 라인을 설치한 이용자들끼리 가까이 다가가서 서로 스마트폰을 흔들면 자동으로 친구 등록이 되는 ‘셰이크잇(Shake it)’ 기능, 이용자별로 따로 주어지는 고유 QR코드를 인식해 친구를 추가하는 방법 등 기존 메신저보다 친구를 추가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번 통합으로 네이버톡의 네이버ID 연계 기능과 PC 연동 기능 등이 라인에 추가될 예정이다. 앞으로 영상통화, 다자간 음성통화 기능도 더해진다.

라인은 일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12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108개국에 출시됐다. 현재 가입자 수는 900만 명이다.

자회사인 NHN재팬을 통해 라인 서비스를 선보인 NHN은 지난 8월 말 한글 서비스 시작하며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 했다. 이전에도 국내에서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한글에 최적화된 사용자환경(UI)을 제공하지 않았다. 한글 서비스 이후 이용자 수가 72만명에서 900만명으로 12배 이상 늘었다.

NHN은 라인 이용자 확보를 위해 네이버톡과의 통합 외에도 오는 25일까지 업계 처음으로 자동차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라인을 다운받아 실행하는 것만으로 응모할 수 있다. 기존 이용자들은 라인을 실행하면 자동 응모된다. 추첨을 통해 기아차 ‘레이’, 애플 아이패드2,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등을 1021명에게 증정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