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막는 이른바 '셧다운제'의 시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누리꾼들의 불만과 게임업체의 혼란이 가시화하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누리꾼들은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 셧다운제가 부당하다는 글을 쏟아내고 있으며, 게임업체들은 미리 적용한 청소년 심야 접속 제한 시스템에 발생한 오류로 혼란을 겪었다.

누리꾼들은 셧다운제가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며, 청소년 차별이라는 점을 주로 언급했다.

또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많을 것이므로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이디 hjm4258은 "게임도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는데 정부가 시대를 거꾸로 가려고 한다.

게임산업을 죽이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아이디 horrorcrow는 "셧다운제를 시행하면 청소년들이 심야에 게임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며 "오히려 주민등록번호 도용 범죄만 늘리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위터 아이디 yuekim은 "게임 셧다운제의 문제는 청소년을 자주적 인격체로 보지 않고 통제의 대상으로만 본다는 점에서 문제"라며 "나아가 부모의 교육권도 부정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성인들은 셧다운제 때문에 성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위터 아이디 talkthings는 "(야근을 마치고) 밤 11~12시쯤에 한두 시간 콘솔(가정용 게임기) 게임을 하는데 셧다운제 때문에 성인들의 접속도 차단될 것으로 보여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업계는 미리 적용한 셧다운제 관련 시스템이 일부 오류를 보여 진땀을 뺐다.

본격적인 제도 시행에 앞서 18일 0시부터 청소년 접속을 차단했던 한 게임업체의 1인칭슈팅게임(FPS)에서 시스템 오류로 일부 성인들도 접속이 막혀 혼란을 겪었다.

이 게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글들이 빗발쳤다.

이용자들은 "군대 휴가 나와서 게임을 하는데 청소년이라고 튕겨 나왔다" "PC방 비용만 날리게 생겼다" 등 불만을 표시했다.

이 업체는 게임 경험치를 늘리는 보상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이용자 불만 진화에 나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규모로 접속하는 게임에서 셧다운제와 같은 시스템을 넣는 과정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오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셧다운제의 진짜 문제는 게임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고 나쁜 것으로만 인식하는 문화가 생긴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