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싸이월드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네이트 · 싸이월드는 소비자를 자기 앞마당인 양 '동의하지 않으면 탈퇴하세요'라고 공지사항을 올렸다. 기업 자만의 극치."

28일 트위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퍼나른 글귀 중 하나다. 이 트위트가 겨냥하고 있는 네이트 · 싸이월드의 운영업체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27일 개인정보 수집 관련 약관을 바꾸려다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다.

문제의 발단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네이트 및 싸이월드 이용자의 PC이름과 랜카드에 부여된 고유 숫자인 'MAC 주소'를 수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메신저 계정을 해킹해 악성코드를 퍼뜨리고 금품 등을 갈취하는 '메신저 피싱'을 막기 위해서다.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인터넷 접속 주소(IP주소)와 달리 PC이름과 MAC주소는 바뀌지 않아 범죄 발생 시 추적이 용이하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약관 변경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하는 것도 이런 취지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MAC주소는 공인인증서를 발급 · 관리하는 금융결제원 등이 수집하는 개인정보이기도 하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약관 변경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서는 네이트와 싸이월드에서 탈퇴하겠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대다수 이용자들은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니 화가 나고 불안하기도 하다"는 반응이었다. 업체가 나름대로 선의로 추진한 것이었지만,네티즌들은 목적의 잘잘못을 따지기 앞서 '개인정보 수집'그 자체를 이슈로 삼았던 셈이다.

최근 각광받는 IT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등이 프라이버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개인 정보의 수준도 개인의 일상 전반에 걸쳐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미국의 미디어 전문가 켄 올레타가 구글의 최대 약점으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리스크"를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 며칠간 겪은 일은 국내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 감수성'을 가늠케 하는 좋은 예다. 국내 IT업체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조귀동 산업부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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