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외 사업 전망 불투명"

중국 본토에서 검색 사업 철수를 결정한 구글이 중국의 협력 업체들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포털사이트 시나닷컴(sina.com)은 25일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현재 구글 검색창을 없애고 다른 파트너를 찾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24일에는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논단인 톈야(wap.tianya.cn)가 구글과 일부 협력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제2의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단말기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동종 업체인 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 역시 모토로라 단말기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빼기로 했다.

구글과 결별 움직임은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의 온라인 미디어 회사인 톰그룹을 운영하는 리카싱(李嘉誠) 청쿵실업 회장은 중국 당국의 규제에 따르기 위해 구글 검색 서비스 사용을 중단했다.

이에 더해 구글의 부분 철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다른 사업에 대해 검열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중국 시장에서 구글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지난해 수익 중 1~2%(약 2억5천만~5천만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다고 추산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조사업체 '어낼리시스 인터내셔널'의 에드워드 위 대표는 중국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 수익 가운데 30~40%가 '구글닷컴' 등 검색 사이트 광고란 판매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많은 중국 업체가 구글을 이용해 해외 판촉에 나서기 때문에 당장 이 부문에서 수익이 급감하지는 않겠지만 동영상 검색, 음악 및 지도 서비스, 모바일 웹사이트 등 다른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사업은 보통 중국 내 협력업체와 계약을 통해 운영되는데 현지 업체는 당국의 검열 규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제시카 파월 대변인은 앞으로 의무적인 검열 조항이 있는 계약은 갱신하지 않겠다면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포함해 상품별로 시장 철수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시장'을 놓지 않으려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중국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협력업체들의 시름도 깊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파일 공유 사이트인 쉰레이(迅雷)의 루오웨이민 최고운영책임자는 내부적으로 구글과 계속 협력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킹소프트 대변인은 "구글 관계자로부터 '(중국 당국의) 압력이 있다면 이해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오는 10월 구글과 온라인 사전 계약이 만료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수천 개의 구글 협력업체 중 소규모 사업자들은 순전히 상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대규모 사업자는 규제 당국과 관계 등 '정치적 고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