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심층조명.."인간 소통방식 획기적 변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들이 무서운 속도로 번창하며 인류의 소통 방식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커뮤니티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으로도 불리는 SNS는 뉴스 전달과 유명인사들의 영향력 전파 수단으로서의 폭발력을 이미 여러 차례 입증했다.

인도 뭄바이 테러와 이란 대통령 선거의 후폭풍, 최근의 아이티 지진 등에서 트위터는 그 자체로서 훌륭한 대중매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 과정에서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가 주요 역할을 담당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 스페셜 리포트에서 SNS의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다양한 SNS들이 인류의 소통과 일, 놀이 문화를 좋은 방식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29일 소개했다.

기업에는 이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개인의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 신속히 전달하는 훌륭한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참석자들이 간략한 자기소개와 정보를 올릴 수 있도록 웰컴(WELCOM. World Electronic Community)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지난해 출범시켰다.

이미 5천명의 인사들이 회원으로 등록해 회의장에서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온라인을 통해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구글 다음으로 사용자가 많은 페이스북은 다음 달로 6번째 생일을 맞는다.

3억5천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페이스북은 사용자 수로만 보면 중국과 인도의 인구 다음으로 규모가 큰 가상공간이다.

하루 5천500만건의 업데이트가 올라오고 사용자들은 한주에 35억건의 콘텐츠를 교환한다.

소규모의 특화된 SNS들도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며 세를 유지확장해 가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고 있고, 링크딘(Linkedin)은 직장인들의 정보교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트위터는 '트윗'(tweet)이라 불리는 140자 안쪽의 짧은 메시지를 자신의 팔로어(follower)들에게 보낼 수 있어 자잘한 생각의 조각은 물론 뉴스 전달자로서의 기능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이런 유명 SNS 외에도 이슬람교도들을 위한 묵슬림(Muxlim), 과학연구자들의 커뮤니티인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 등도 있으며, 프랑스의 스카이록(Skyrock), 러시아의 브이콘탁트(VKontakte), 한국의 싸이월드 등 '토종' SNS 들도 꾸준히 온라인 공간에서 영향력을 지키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이런 사이트들은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에 기댄 '괴짜'들의 은신처 정도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넷환경(UI)과 잘 통제된 프라이버시 관리 등으로 SNS는 수천만명의 네티즌이 편안함을 느끼는 '온라인 보금자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알티미터그룹의 컨설턴트 샬린 리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SNS의 가장 위대한 성취는 한때 차갑고 기계적이었던 온라인 공간으로 '인간성'(humanity)을 끌어들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SNS의 또 다른 큰 성과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훌륭한 도구가 됐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거나 트위터에 짤막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네티즌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사람에게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쉽게 알릴 수 있다.

텍스트 자료는 물론 영상과 사진 등의 콘텐츠를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전 세계에 전파시킬 수 있다는 것은 SNS의 무시 못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투자하는 실리콘밸리의 투자가 마크 앤더슨은 "SNS가 인간의 상호 소통 능력을 획기적이고 영구적인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인터넷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더욱 많은 시간을 SNS에 할애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조사 결과 지난 10월 미국 네티즌은 하루 6시간 가량을 SNS에 썼다.

2007년 같은 기간 조사보다 세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비단 젊은 세대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SNS를 즐기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같은 조사에서 SNS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국가는 호주였고 영국, 이탈리아, 미국, 한국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만은 아니다.

SNS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한 사용자들에게는 이윤추구 과정에서 이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SNS의 미래에 회의적인 일부에서는 네티즌의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변덕' 탓에 SNS가 이윤창출에 고전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실제로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마이스페이스는 추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대표를 새로 임명하고 직원의 45%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직장에서의 SNS 사용이 일의 능률을 저해하고 각종 기밀 유출을 용이하게 한다는 비판도 많다.

소셜네트워킹이 아니라 '소셜낫워킹'(social notworking)이라는 비판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SNS가 비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고 관련 기술이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며 현재 SNS 번성은 "아이디어와 혁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세계에 전파되는 글로벌 상호연결(global interconnectedness) 시대의 흥미로운 서막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