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관리에 철저한 프리미엄 이미지의 삼성전자 노트북이 온라인에서 헐값에 팔리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는 이달 둘째주 노트북 인기 순위에서 10.1인치, 15.4인치, 14인치 제품 부문에서 삼성 제품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가격비교사이트에서 대기업 제품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지난 5주째 지속된 삼성 노트북의 가격하락세가 주된 이유라는 게 다나와의 설명이다.

삼성 노트북 NC10의 경우 같은 CPU, HDD 및 메모리 용량, 무게의 대만 업체 노트북과 비교해도 싼 수준이며, 다소 사양이 떨어지는 LG전자 X110에 비해서도 오히려 1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R560과 R420 모델 역시 동일 사양의 중소 및 외산 제품들과 가격차가 10%에 불과해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이 덕분에 다나와가 집계한 온라인 노트북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상반기 17% 가량에서 지난달 28.3%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현상은 LCD 모니터에서도 마찬가지다. 48만원대 가격을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64.9cm(25.5형) HDTV 수신 겸용 LCD모니터 '싱크마스터 T260HD' 모델의 가격이 지난달 중순부터 40만~41만원 수준으로 내려가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같은 삼성 제품인 24형 모델의 최저가 42만5500원보다 낮아져 24형 모니터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까지 대폭 끌어 들이고 있다는 게 다나와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LED모니터 Xl2370 역시 42만원 대에 팔리던 제품이 현재 38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제품의 가격 역시 낮게 책정되고 있다. T260HD의 후속모델인 P2770HD의 출시가는 48만원선인데, 기존 26형 이상 HDTV 제품 가격이 50만원 중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다나와측은 "삼성 노트북과 LCD 모니터의 가격 하락은 향후 시장판도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브랜드 파워와 강력한 AS, 제품신뢰도에 더해 가격적 우위까지 점할 수 있어, 견실한 중소제조사의 위축과 시장독점화 현상 장기화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에도 3주 가량 LCD TV의 가격을 대폭 낮췄던 전례가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온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장을 흔들어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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