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전자책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만큼은 토종 제품이 득세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자사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미국 이외 세계 100여개국에서 출시하기로 했으나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았다.

킨들은 3세대(3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전자책으로, 이통망을 통해 이용자들이 원하는 책을 구입해 쓸 수 있다.

이번 글로벌 출시에 따라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킨들을 배송받아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게 됐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킨들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밖에 이브러리, 베스트바이, 버라이즌 등 다방면의 업체들이 전자책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역시 우리나라와는 무관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아이리버 등 토종업체들이 연이어 신제품을 발표하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가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전자책 신제품 '솔라 E-북(Solar E-book)'을 개발했다.

이 제품에 탑재된 태양전지는 가로, 세로 각 10cm 크기에 두께는 0.7㎜로 신용카드보다 얇고 무게도 20g에 불과하다.

앞서는 삼성전자와 아이리버가 나란히 전자책 단말기를 출시했다.

여기에 교보문고는 아이리버와 제휴해 전자책 단말기 및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이리버가 단말기 개발과 지원을 담당하고 교보문고는 아이리버 단말기 전용 콘텐츠를 공급하는 등 공동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예스24도 알라딘,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리브로 등 서점 및 한길사, 비룡소, 북센, 북21 등 출판사, 언론사 중앙일보와 공동 출자해 전자책 사업을 위한 공동출자법인 한국이퍼브를 설립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시작 단계인 국내 시장에서 토종업체들이 선전하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향후 시장이 성장할 경우를 대비하는 장기 비전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전자책 시장이 향후 출판 및 전자업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선순환모델, 업계 상생 구조가 조기에 정착되지 않을 경우 미래 성장 동력을 자칫 외국업계에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시장의 건전한 성장 기반이 앞으로 본격화될 글로벌 경쟁에서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토종업체가 활약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시장이 초기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업계 전반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비전과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아 다가올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