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업체들이 잇따라 고화질(HD)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화질의 강자'를 자부해 온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이에 맞서 연말까지 40개의 HD 채널을 60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오는 2012년 말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 종료와 HD방송 시대 개막에 앞서 유료방송 시장 라이벌인 케이블과 위성방송 간 고화질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케이블 업체 중 가장 많은 HD 채널 24개를 보유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은 올 연말까지 이를 30개로 늘릴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중 가장 많은 케이블TV 가입자를 갖고 있는 티브로드도 16개인 HD 채널을 조만간 24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21개를 운영하고 있는 씨앤앰 역시 연말까지 HD 채널을 30개로 늘리기로 했다. 씨앤앰은 올해 HD 채널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비로 300억원을 쓸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HD 방송을 선점해온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 업계의 공세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기존 30개였던 HD채널을 올 들어 40개로 늘렸고 연말까지 다시 20개를 추가하기로 한 이유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7월에는 HD방송 송출에 필요한 위성 전파를 확보하기 위해 MBC 지상파 방송과 사실상 동일한 방송을 재송출하는 지역MBC 채널을 HD에서 SD(표준화질)로 낮췄다. 지역 MBC와 마찰을 빚고 있지만,이렇게 확보한 채널을 다른 PP(프로그램 공급자)에 할당하기 위해서다. HD 채널 확대에 그만큼 힘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HD 채널 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는 것은 2012년 말 완료될 지상파의 HD 전환을 앞두고 HD 방송이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품질 방송을 보려는 소비자 요구가 증가하면서 HD 채널 숫자가 가입자 확보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CJ헬로비전의 HD 상품 가입자 수는 지난 연말 대비 131% 증가했다. 70시간 분량의 HD 방송을 녹화해 언제든지 다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말보다 무려 500% 이상 늘었다. 지난해 말 10만명 수준에 불과했던 티브로드의 디지털방송 가입자 숫자도 9월 말 현재 43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덕선 티브로드 사장은 "양방향 HD 방송은 향후 방송통신업계의 경쟁력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HD 확대를 위해 셋톱박스를 보급하고 관련 시설 투자를 하는 등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