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출시.요금인하로 무선인터넷 활성화

아이폰 출시, 이통요금 인하 등에 맞춰 통신시장의 흐름이 무선인터넷 활성화로 쏠리고 있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성장 둔화 상태인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과 더불어 소비자 편익을 이룰 수 있는 방안으로 데이터통화료 인하를 통한 무선인터넷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여기에 방통위가 무선인터넷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히트폰인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허용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하드웨어도 함께 마련됐다.

방통위와 이통 3사는 이에 따라 조만간 무선인터넷 요금을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방통위는 데이터통화 정액제 용량 확대, 패킷당 차등요금제 개선 등의 방법으로 현행보다 최소 절반 이상 싼 데이터요금 인하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요금에선 파격적인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4만∼9만원의 스마트폰용 요금제를 포함한 약관변경 신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싼 요금이 걸림돌 = 그동안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은 비싼 요금에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3월 방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가 무선인터넷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 계획'을 공동 발표하기도 했지만, 시장 활성화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무선인터넷 실질적 이용자인 데이터 정액 요금 가입자 비중은 10.8%, 총 매출액 대비 데이터 매출액 비중은 17.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비해 주요 선진국들은 이동통신 요금 가운데 무선인터넷 비중이 일본 41%, 호주 32.4%, 영국 27.8%, 중국 27.2%, 홍콩 26.7%, 미국 25.5%에 이르고 있다.

방송통신 리서치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6월 무선인터넷 사용현황에 대해 4천8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28.7%가 `데이터 통화료가 비싸서', 25.2%가 `정보이용료가 비싸서' 무선인터넷을 이용치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의 무선인터넷 이용요금도 평균 8천400원으로 2008년 하반기 조사보다 2천300원 감소하는 등 비싼 요금이 무선인터넷 이용 의지를 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이 무선인터넷 기폭제 = 무선인터넷 단말기로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아이폰이 출시되면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이폰은 감각적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갖추고 있지만 탑재된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을 활용해 이통사의 망을 이용하지 않고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아이폰을 계기로 삼아 앱스토어 등 멀티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면 이는 곧바로 무선인터넷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폰 출시에 맞서 SK텔레콤도 무선인터넷 정액제를 확대하고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무선인터넷 이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급 풀 터치폰 등 전략폰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구글 운영체제를 탑재한 안드로이폰의 국내출시도 서두르는 등 휴대전화 개발 경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도 `들썩'= 그동안 국내 모바일 콘텐츠업체들은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는 무선 콘텐츠 시장에 불만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 비싼 데이터 이용료 때문에 소비자들이 콘텐츠 구매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이미 데이터 요금 인하와 아이폰 앱스토어에 대한 기대감으로 포털, 게임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업체는 새로운 수익원으로서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왔고 모바일 게임업체들도 새로운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불공정거래 논란을 벌여왔던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유·무선 포털, 콘텐츠사업자(CP), 결제대행사(PG) 등도 손을 잡았다.

이들 사업자는 25일 무선인터넷 사업 활성화를 위한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무선연합회)를 창립키로 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원스톱 업무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그동안 콘텐츠사업자와 이통사 간 수익배분 몫을 70대 30에서 85대 15로 바꾸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동전화 가입자들의 접속 편의를 위해 무선인터넷 초기접속 경로를 개선하는 등 각종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IT 전문가는 "앞으로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한 무선인터넷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적정한 데이터 요금 아래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올라오게 되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