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포털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CSO)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오픈캐스트는 네이버가 야심차게 준비한 끝에 올해 초기화면 개편과 동시에 `뉴스캐스트'와 함께 시작한 블로그 기반의 서비스이다.

17일 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오픈캐스트의 순 방문자 수는 지난 1월 131만1천여명에 그친데다 2월과 3월에도 각각 147만1천여명, 130만2천여명에 불과해 서비스 시작 초반부터 부진했다.

네이버 측은 지난 4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오픈캐스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심 기대했지만 오히려 4월 117만9천여명, 5월에는 82만7천명 등으로 순 방문자 수가 대폭 떨어졌다.

지난 6월에도 순 방문자 수는 93만8천명으로 2개월 연속 100만명도 넘기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245만명의 순 방문자 수를 기록해 급격히 늘어났지만, 이는 지난달부터 오픈캐스트 상단에 인기 블로그의 제목을 한 줄 보여주는 코너를 신설한 덕분이라는 게 네이버 안팎의 평가다.

이는 눈길을 끄는 제목의 기사를 이용자들이 주로 클릭하는 효과와 마찬가지인 셈으로, 단기적으로 이용자들을 일부 끌어들일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상승 곡선을 유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순 방문자 수와 더불어 인터넷 서비스의 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페이지뷰(웹사이트를 열어본 횟수)도 이 같은 흐름과 유사하다.

아울러 오픈캐스트의 서비스 활성화를 가늠할 수 있는 `오픈캐스터'의 숫자도 한 달 가까이 1천명 선에서 변화가 없다.

오픈캐스터가 블로그 등 콘텐츠를 편집해 이용자들에게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등 이 서비스의 핵심 요소라는 것을 고려하면 그만큼 서비스가 정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 서비스의 성패는 초기 반응이 중요한 데다, 네이버가 초기화면 개편을 예고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는데도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포털의 소셜 네트워크 기능이 트래픽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만큼, 블로그를 기반한 오픈캐스트의 부진은 네이버의 이용자 이탈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의 네이버 외면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용자 트래픽을 기반으로 삼아 발생하는 검색 광고가 한게임과 더불어 NHN의 수익성을 쌍끌이하는 만큼 NHN으로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파워 블로거 등 인터넷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비스 부진 현상에 대해 오픈캐스트의 폐쇄성에서 비롯됐다며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오픈캐스트의 가치를 `상생'과 `개방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내세웠던 것과는 정반대이다.

이해진 CSO는 오픈캐스트를 선보인 지난 1월 초 사내게시판을 통해 "네이버가 정보생태계의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개방과 상생의 가치에 맞춘 개편"이라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용자들이 꼽는 오픈캐스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웹의 생명인 속도성이 떨어진다는 점. 또한 올블로그 및 블로그스피어 등과는 달리 검색이 안 되고, 로그인을 해야 이용이 가능한데다 인터페이스가 번거롭다는 점 등이 손꼽힌다.

한 블로거는 "오픈캐스트에 기대한 것은 네이버의 막강한 트래픽 유통이 보장하는 웹페이지의 전용 포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착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지만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오픈캐스트 목적은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같은 취지는 살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