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원 허리띠 졸라매기속 이율배반적"

NHN이 경기침체로 사원임금을 동결에 가깝게 유지하면서도 임원연봉은 큰 폭으로 올려 임원들이 경제위기의 부담을 사원에게만 전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N는 올해 1분기만 사내이사(임원)에게 1인당 평균 2억4천44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1인당 평균 지급액 1억4천285만원 보다 71% 늘어난 금액이다.

연간으로 추정해보면 올해 임원의 평균연봉은 1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 사내이사는 김상헌 대표이사(CEO),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 이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정호 이사, 최휘영 이사, 천양현 고문 등 7명이다.

NHN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천283억원으로 0.6% 오르는 데 그쳤고 주력분야인 검색 광고가 1천617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1.3%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임원 인상률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올해 1분기 직원 지급액은 평균 1천259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지급액 1천191만원 보다 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사원들의 임금이 동결된데다 1분기에는 지난해 하반기 성과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있었지만, 경기침체를 감안해 소폭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더구나 올해 3월 경제위기를 맞아 비용절감을 위해 전 사원이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자며 비용이 높은 복지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했지만, 임원들이 연봉을 동결하거나 성과급을 반납하는 등의 적극적 참여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회사 내부게시판에도 임원들이 솔선수범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내부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회사 분사 등에서 회사 경영진의 일방적인 직원 배치 등이 이뤄지면서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도 다수 생겨났다는 전언이다.

NHN은 기존에 대표적인 복지 프로그램으로 가족까지 상해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통원치료비를 지급할 때 월급의 10% 이하분은 보상하지 않고 매달 직원에게 1만원씩 지급하던 동아리 활동비를 반으로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NHN이 사원들 성과급은 대폭 낮추면서도 임원들 연봉은 높인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NHN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임원의 장기 인센티브 계약에 따라 임금이 늘었고 일부는 줄어든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