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인터넷TV(IPTV) 사업자 KT와 위성방송사업자 스카이라이프가 손을 잡았다.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와 위성방송의 다양한 채널을 묶은 이종 간 뉴미디어 결합상품을 내놓기로 한 것.국내 뉴미디어 시장에서 이종 간 서비스 결합으로 윈윈하는 첫 사례다. KT는 부족한 실시간 방송채널을 보완하게 됐고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와 IPTV에서만 제공하던 VOD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이번 제휴를 계기로 뉴미디어 시장에서 이종 간 서비스 결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달 1일 하이브리드 결합 상품 첫 선

KT와 스카이라이프는 내달 1일 KT의 IPTV 서비스인 쿡TV의 VOD와 스카이라이프의 디지털 위성방송을 묶은 하이브리드 서비스 상품인 '쿡TV 스카이라이프'를 출시한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가정에서는 실시간 방송은 위성방송을 통해 시청하고 영화 드라마 등 VOD는 IPTV로 볼 수 있다.

IPTV와 위성방송을 시청하려면 별도의 셋톱박스가 있어야 하지만 IPTV와 위성방송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를 삼성전자가 따로 개발했다.

KT와 스카이라이프가 내놓을 하이브리드 상품의 요금제는 이코노미형,스탠더드형,프리미엄형 등 3가지다. 스카이라이프 방송채널 90개와 쿡TV VOD를 묶은 이코노미형 요금은 월 1만4400원(3년 약정 기준)이다. 방송채널 105개와 쿡TV VOD를 묶은 스탠더드형 요금은 월 1만8000원이다. 방송채널 135개와 쿡TV VOD를 묶은 프리미엄형은 월 2만1600원이다. 쿡TV에서 서비스 중인 7만여개의 VOD 가운데 5만여편은 무료다.

60여개의 실시간 IPTV 채널과 VOD를 묶은 쿡TV 요금이 월 1만6000원(기본형)인 것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KT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쿡인터넷에 가입해야 하고 3년 이상 약정도 해야 한다. 또 이용요금과 별도로 매달 4000원의 셋톱박스 임대료를 내야 한다. 오는 9월 말까지 가입하는 소비자에게는 셋톱박스 임대료를 받지 않는다.

◆HD채널 보급 빨라진다

이번 제휴를 통해 KT와 스카이라이프는 서로의 장점을 결합,1500만 가입자를 가진 케이블TV에 공동으로 대항할 수 있게 됐다. 방송서비스만 하던 스카이라이프는 IPTV와 케이블TV만 갖고 있던 VOD 서비스를 확보했고 KT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KT 입장에서는 케이블TV 등에 비해 취약한 방송채널을 HD채널로 보완할 수 있게 됐다. 광랜급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려있지 않은 지역에서 IPTV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스카이라이프가 주력하고 있는 HD채널 보급도 빨라질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상품을 기반으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는 하이브리드 상품을 출시하는 1일부터 KBSN스포츠,유니텔 클래시카HD,YTN,온스타일,스토리온 등 고화질(HD) 채널 10개를 추가한다. 이로써 스카이라이프의 HD채널 수는 40개로 늘어난다. 티브로드 씨앤앰 등 케이블TV(SO)에 비해 HD채널이 2배가량 많아진다. 케이블TV들은 10~25개의 HD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HD채널을 60개로 더 늘려 연말까지 30만명의 하이브리드 상품 가입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