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WIS) 개막 첫날인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는 17개국 500여개 업체들이 설치한 1240개 부스에 2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어 새로운 IT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전시장이 마련된 코엑스 A홀과 C홀 입구에는 개막 한 시간 전부터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국내외 업체들의 첨단 IT제품과 차세대 방송 · 통신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방송통신 장관회의에 참석한 15개국 장 · 차관,이석채 KT 회장,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국내외 인사들은 전시장을 찾아 첨단 IT제품과 방송 · 통신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고 비교하느라 바빴다.

○…월드IT쇼 개막식에 참석한 국내 인사들은 주최 측이 마련한 코스를 따라 전시장을 한바퀴 둘러봤다. 이들은 SK텔레콤 전시관에 들러 와이브로 터치폰 등을 직접 사용해 보기도 했다.

특히 '차내 모바일(Mobile In Vehicle)' 부스에서 휴대폰으로 직접 차 문을 열어보고 휴대폰 티머니로 지하철을 타는 장면을 시연하며 감탄을 연발했다. 삼성전자는 전시관에 LED TV 14대를 전면에 내세운 '와우 기념비'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인사들은 초슬림 LED TV에 손가락을 직접 대보며 신기해 했다.

○…월드 IT쇼라는 명성에 걸맞게 외국인 관람객들의 관심도 높았다. 방송통신장관회의에 참석한 15개국 장 · 차관들은 국내 IT기업들의 첨단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시연하면서 "어메이징" "원더풀"을 연발했다. 차세대 콘텐츠 미래비전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만 알 자파리 통신정보기술위원장은 ETRI가 개발한 디지털 초상화를 직접 시연하며 감탄했다. 디지털 초상화는 사진을 찍으면 고흐의 붓터치로 초상화를 출력해 주는 서비스다.

○…이교용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부회장은 개막식 테이프 커팅 직후 최시중 위원장 등 참석자들에게 "이번 전시회가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열려 미국 CES 전시회에 버금가는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통신 장관회의와 함께 열려 더욱 뜻깊은 행사"라며 "월드IT쇼가 한국 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코엑스에서는 '미디어 융합과 그 이후'라는 주제로 국제 방송통신 컨퍼런스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미디어 빅뱅시대를 맞아 정부의 법 제도는 물론 기업들의 대응전략도 융합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쿠 이시자키 일본 총무성 수석차관은 "방송 네트워크의 디지털화와 브로드밴드 통신의 광대역화로 인터넷TV(IPTV)나 모바일IPTV와 같은 방송 · 통신 융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정부는 새로운 융합시대에 맞는 제도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조르주 페날베 프랑스텔레콤 그룹 전략 · 개발 부사장은 "모든 콘텐츠와 네트워크,기기를 가동해 서비스하는 현실이 도래했다"며 "TV,라디오,이동통신,무선랜 등을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장비를 통해서든 가정에서처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미디어 산업 재편 등을 통한 글로벌 미디어 선도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5개국 장 · 차관들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30층 주피터룸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쇠고기 찹쌀구이,야채산적 고추장구이,갈비찜,잔치국수 등이 메뉴로 나왔고 건배주로 12년산 매취순이 올라왔다. 이달 초 제주에서 열린 한 · 아세안 정상회담 때와 같은 메뉴로 특별 주문했다는 게 방통위의 설명.최 위원장은 각국 장 · 차관들에게 대장금 DVD가 든 여행용 가방도 선물했다. 한식과 문화콘텐츠의 세계화를 염두에 둔 선물이다.

최 위원장은 오찬 인사말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국가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짧은 만남이지만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캄루앗 시들라콘 라오스 우정통신청장은 "한국의 앞선 IT 기술을 보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자리를 각국이 방통융합 정책을 펴는 새로운 기회로 삼자"고 화답했다.

양준영/박영태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