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KT,SK텔레콤 등 국내 전자 · 통신 업체들은 17일 개막한 '월드IT쇼(WIS) 2009'에서 친환경 · 융합 정보기술(IT)을 강조한 최첨단 신기술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삼성 LG 등은 태양광으로 충전할 수 있는 친환경 휴대폰과 고화질을 앞세운 발광 다이오드(LED) TV를 내세웠고 KT SK텔레콤 등은 차세대 모바일 기술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태양광폰‥맑은 날 햇볕 10분 쪼이면 3분간 통화

삼성전자 부스에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태양광폰 '크레스트 솔라'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압둘라만 알 자파리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위원장(장관급)은 "한국의 IT 기술은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매우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크레스트 솔라는 뒷면에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언제 어디서든 햇빛만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 맑은 날 정오 햇빛 아래에 휴대폰을 한 시간가량 노출시키면 약 8분간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일반 배터리도 같이 장착해 태양광 충전은 보조용으로 쓰고 있지만 패널 기술 발달로 머지않아 완전한 태양광폰도 나올 전망이다.

LG전자도 친환경 부스를 마련하고 태양광으로 충전할 수 있는 '에코폰'을 선보였다. 올해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이 제품은 10분간 충전하면 3분간 통화할 수 있다. 태양광으로 충전할 수 있는 차량용 핸즈프리도 전시했다.


◆3스크린‥플레이 집에서 보던 채널 그대로 휴대폰 시청
TV,PC,휴대폰 등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핵심 단말기에 언제 어디서든 끊김 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3스크린 플레이도 주목을 모았다.

SK텔레콤은 집에서 보던 수십 개의 TV 채널을 외부에서도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TV(U-TV)를 비롯해 인터넷TV,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을 시연했다. U-TV는 TV 신호를 인터넷으로 외부 휴대폰에 전송해 주는 디지털미디어어댑터(DMA) 장치를 활용하는 서비스다. 아직 시험 서비스 단계이지만 상용화에 들어가면 외부에서도 집에서 보던 TV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3스크린 플레이를 완성해 줄 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술 연계를 통해 3스크린 서비스를 5대 미래 성장과제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와이브로 네트워크를 이용해 각종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IPTV를 공개했다. IPTV와 모바일 서비스를 결합해 3스크린 플레이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3스크린 플레이란 용어는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AT&T가 인터넷TV(IPTV)를 앞세워 방송시장에 진출하며 처음 꺼낸 구호다. 자사의 'U-verse'란 3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TV업체와 달리 휴대폰,PC에서도 다양한 콘텐츠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통신 · 방송 상품을 묶어서 파는 경쟁에서 출발해 이제는 콘텐츠 서비스까지 연결해 가입자를 묶어 두겠다는 게 3스크린 플레이의 요체다. AT&T는 2010년까지 3스크린 플레이를 통해 1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차량 원격제어 기술‥자동차 키 없이 휴대폰으로 차량상태 점검
KT,SK텔레콤 등 국내 양대 통신사가 '월드IT쇼 2009'에서 소개한 차량 원격제어 기술은 통신기술이 다른 업종과 결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인기를 모았다. KT가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선보인 '쇼 현대차 모바일 서비스'는 휴대폰으로 차량 원격 진단과 제어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다.

이날부터 상용화에 들어간 이 서비스는 차 키가 없어도 원격으로 문열림 · 잠금,트렁크 열림 · 닫힘,사이드미러 접힘 · 폄 등이 가능하고 '주행 중 자동 잠금' 설정이나 경고음 작동 설정 등을 휴대폰으로 바꿀 수도 있다. 엔진 변속기 냉각수 엔진오일 발전기 등에 대한 진단을 통해 차량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휴대폰으로 쇼 다운로드 팩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은 뒤 진단 · 제어 솔루션인 '모칩'을 차량 운전석 아래쪽 단자에 장착하면 휴대폰과 차량 간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원격 진단 · 제어가 가능하다. 현재 판매 중인 에쿠스,제네시스,쏘나타 등 현대차 주요 차종에 지원되고 기아차는 하반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은 삼성전자 휴대폰 2종이다.

SK텔레콤도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차내 모바일(Mobile in Vehicle)'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했다. 차내 모바일은 이동통신망이 연결된 휴대폰으로 자동차 원격 진단 및 제어는 물론 각종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와 길 안내,위치 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엔진 브레이크 등 구동장치 이상 유무 및 기름 체크,차량 감시 및 도난 추적이 가능한 '안전보안 서비스' 등도 휴대폰으로 작동할 수 있다.


◆LED TV‥두께 1cm도 안되는 TV…초당 240장 고화질 화면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이번 행사에 세계 평판T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LED TV를 알리는 데도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부스 정면에 LED TV 14대를 모빌 형태로 장식한 '와우 기념비'를 설치했다. 아직 상용화한 제품은 아니지만 6.5㎜ 두께의 초슬림 LED TV도 전시했다. 제품을 살펴본 마치에이 얀코브스키 폴란드 인프라스트럭처부 차관은 "두께가 1㎝도 되지 않느냐?"며 놀라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 TV는 실물처럼 생생한 컬러,높은 명암비,깊이 있는 색감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라며 "과거 TV의 대명사였던 CRT(브라운관) TV가 백열등 수준이라면 CCFL(냉음극형광램프)을 백라이트로 사용한 LCD TV는 형광등의 화질이고,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LED TV는 자연광의 화질"이라고 말했다.

LED TV 기술의 진화는 제품의 두께도 혁신적으로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브 LED TV는 두께가 29㎜로 상용 제품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얇다. 소비 전력은 기존 LCD TV 대비 40% 이상 낮다.

삼성이 이날 선보인 초당 240장의 화면을 구현하는 240㎐ LED TV는 화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방송국에서 보내오는 초당 60장의 원본 영상에 자체 엔진 움직임을 정교하게 예측해 만든 180장의 영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잔상이 거의 없고 뚜렷한 고화질을 구현한다. 이날 삼성전자 부스에선 무선으로 PC 콘텐츠를 LED TV로 불러오는 시연도 펼쳐졌다.

LG전자 역시 화질을 화두로 240㎐ LED TV인 'LH90' 시리즈를 전시했다. LH90 시리즈는 직하 방식으로 960개(55인치 기준)의 LED가 화면 전체에 골고루 퍼져 발광하기 때문에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화면을 90개 영역으로 분할해 밝기와 영상을 조절하는 '영상 부분 제어기술'을 통해 더욱 또렷한 화질을 구현함과 동시에 200만 대 1 이상의 높은 명암비를 실현했다.

LH90 시리즈는 '클리어 보이스' 기능 등으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하고 주변 조명 변화를 감지해 밝기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 전력을 기존 제품 대비 최대 70% 이상 절감했다"고 말했다.

안정락/박영태/김태훈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