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출라본연구소장 마히돌 공주 국내과학계 화제

최근 한국을 방문한 태국 '공주 과학자' 출라본 마히돌 박사의 왕성한 활동이 국내 과학계에서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국내에 본부를 둔 최초 국제기구 국제백신연구소(IVI)에 따르면 태국 방콕 소재 출라본연구소(CRI) 초대 소장인 출라본 마히돌 공주는 최근 한국 방문의 일환으로 IVI를 방문했다.

마히돌 공주는 태국의 현 푸미폰 아둔야넷 국왕과 시리킷 왕비 사이의 여섯째 딸이자 막내 공주. 그는 지난 12일 서울대 연구공원 소재 IVI를 방문, IVI와 실험실 연구 프로그램에 관해 개략적인 소개를 들었고, 백신개발 및 분자미생물학 실험실 등을 둘러봤다.

이 방문에서 마히돌 공주는 IVI 관계자들에게 "임상시험용 후보 백신을 소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GMP(우수 의약품 생산기준) 수준의 생산 설비를 IVI에 갖추고 있느냐"고 묻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IVI 연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IVI 방문에 앞서 마히돌 공주는 한국 체류기간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8일 부산에서 열린 제3회 세계보건기구(WHO) 어린이 건강 및 환경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했으며, 10일에는 해양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부산아쿠아리움을 방문해 수중생물을 관람하기도 했다.

그간 마히돌 공주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국제 학술대회에서 그를 만나본 한국 과학계 지인들도 상당하다는 평가이다.

마히돌 공주의 이번 부산 체류 기간에 부산환경공단은 '태국의 실세' 마히돌 공주를 통해 공단의 하수처리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만들자는 작전을 짰다고 소문이 날 정도이다.

얼마 전인 지난 4월2일 마히돌 공주는 출라본연구소에서 IVI 이사회의 일환으로 개최된 'IVI-CRI 특별 공동심포지엄'을 주최했다.

이 심포지엄은 "신종 질병과 환경보건에서의 백신과 현장적용 연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태국과 IVI 간 폭넓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2007년 8월 마히돌 공주가 방한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출라본연구소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 본격적 과학 교류를 선언하기도 했다.

출라본연구소는 마히돌 공주가 마히돌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1987년 태국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 응용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했으며, 국제환경보건독성학센터(ICEHT) 등 8개 부서로 구성돼 과학기술 분야 우수인재 양성과 과학자들 간 교류에 힘을 쏟고 있다.

1985년 마히돌대학 교수로 합류, 화학 분야 교수직을 맡고 있는 마히돌 공주의 주요 관심 분야는 개발도상국의 환경 및 건강문제, 암 연구, 천연 제품 관련 화학, 태국의 약용 식물, 독성학 등이다.

특히 마히돌 공주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과학 협력 증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세계에서 세번째로 유네스코 아인슈타인 금메달을 수상했다.

그는 과학분야 업적과 더불어 유엔환경계획(UNEP)의 특별고문과 유엔의 '국제 자연재해 경감 10개년 사업 특별 고위회의' 위원 등 유엔 기구 직책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 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