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은 동급..채널은 스카이라이프 우위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HD(고화질) 채널을 특화한 마케팅을 강화하자 케이블TV 진영이 발끈하고 나섰다.

때아닌 방송화질 논쟁이 불붙게 된 것은 스카이라이프가 홈페이지를 통해 "최고의 해상도를 지원하며 영화 채널을 극장식 입체음향으로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송"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
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 HD는 화질도 다소 떨어지며 요금도 2만원 이상의 고가"라고 깔아뭉개자 케이블TV 진영은 22일 이를 반박하는 자료를 내면서 "다소 무리가 있고 부적절한 홍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HD방송화질은 디지털케이블TV와 스카이라이프, IPTV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직접 수신하거나 디지털신호(8-VSB)를 재전송해서 보는 지상파 HD방송이 가장 좋다는 점은 공히 인정되고 있다.

◇방송화질은 동급 = 방송화질은 해상도, 압축 대역폭의 2가지로 결정된다.

해상도 면에서는 디지털케이블TV나 위성방송, IPTV는 모두 최고의 해상도인 1920 X 1080i를 지원하고 있어 동일하고 압축 대역폭도 3개 진영의 전송방식 차이가 있을 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케이블진영은 우선 스카이라이프가 서비스하는 주파수 대역의 한계와 날씨 변화에 따른 방송화질 불량, 단방향 환경으로 인한 서비스 제약 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폭우나 폭설이 쏟아지는 등 기상상태가 나쁠 경우 수신상태가 고르지 못한 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 측은 "케이블의 HD 소스는 9㎒로 압축 송출되고 있지만, 스카이라이프는 손실률을 낮추기 위해 35㎒로 송출되고 있다"며 "압축 재가공 과정에 케이블과 위성방송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케이블TV 역시 기상여건에 따라 매설되거나 노출된 동축케이블에 침수 등 물리적 손상이 있으면 방송수신이 제한될 수 있는 점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기술적 공방과는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HD 방송화질의 차이는 시청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에서도 의미가 있는 화질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HD 채널수는 스카이라이프 우위 = 화질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콘텐츠의 다양성에서 우열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

현재 24개의 HD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이달 말 기준으로 24시간 HD채널 10개, 위성단독송출 HD채널 14개 등 모두 30개의 HD채널을 확보하고 올해 안에 4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의 HD채널은 현재 씨앤앰이 23개, CJ헬로비전이 18개, 큐릭스가 18개 등으로 스카이라이프보다는 떨어진다.

IPTV 진영의 선두주자인 KT 쿡(QOOK)TV의 HD채널도 16개에 불과하다.

HD프로그램의 편성비율 역시 케이블TV가 평균 36%인데 비해 스카이라이프는 65%로 HD방송의 질과 양에서 월등하다.

시청자의 HD채널 선택권에 있어서는 스카이라이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스카이라이프의 이런 HD 전략은 영국 유료방송시장에서 선도적 마케팅으로 70%의 점유율을 보이며 디지털케이블TV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위성방송 BSkyB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하지만 위성방송은 유료 시청제(PPV) 서비스만이 가능한 데 비해 케이블TV와 IPTV는 VTR 기능처럼 화면을 정지하거나 되감기 할 수 있는 VOD(주문형비디오) 기능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