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인터넷상에서 개인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통해 소비자 여론을 주도하는 주부들, 이른바 '와이프로거(와이프+블로거)'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스타급 '와이프로거'들의 경우 운영하는 블로그의 방문자가 하루 수 천명이 넘는 등 기존 매체 못지 않게 노출 범위가 넓은데다, 이들이 체험을 바탕으로 올린 제품평이나 활용법 등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훨씬 더 큰 호소력을 갖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코리아는 최근 자사 DSLR(디지털렌즈교환식) 카메라 '알파'를 홍보하기 위해 주부 체험단 '알파맘'을 모집했다.

서류전형 등을 거쳐 선발된 9명의 1기 알파맘은 1974~1979년생의 젊은 엄마들로, 대부분 1~2명의 어린 자녀를 두고도 대학 및 직장에서 쌓은 전문성을 토대로 육아.요리.여행.IT제품 등 다양한 분야 블로그, 커뮤니티에 전문가급 사진과 동영상을 싣는 '파워 블로거'들이었다.

전공(유아교육)을 살려 육아.요리.제품정보 등을 테마로 운영하는 한 참가 주부의 블로그는 1일 방문자 수가 무려 4천명 이상이었다.

이들 1기 알파맘들은 소니의 최신 알파 카메라를 무료로 받아 사용하면서 제품 개선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회사측에 제안하는 한편, 자신의 블로그에 알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사진 경진대회, 카메라 관련 교육 등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도 생생한 제품 모니터링과 구전(口傳)홍보의 '1석2조' 효과가 확인된 블로거 체험 마케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초 출시한 퍼니처(가구)스타일 신형 지펠 냉장고 홍보를 위해 현재 50명의 체험단 '지펠리어'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블로그 방문자 수와 지펠 커뮤니티(http://cafe.naver.com/zipelier) 참여도를 주요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이들은 지펠 사용 후기를 회사측에 제공하고, 현재 회원 수만 5천200명이 넘는 지펠 커뮤니티와 각 개인별 블로그에도 체험기를 올려 공유한다.

앞서 지난해 9~10월 삼성전자는 100명의 파워 블로거로 '하우젠 버블 드럼세탁기 체험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워 블로거의 사용후기는 객관적 설득력을 갖춰 잠재 구매 고객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개발이나 판매 전략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며 "또 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큰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홍보대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디오스 광파오븐 커뮤니티(http://cafe.naver.com/ovenwon)'를 개설하고 지금까지 차수별로 5명씩 1~3차 체험단을 운영해왔다.

현재 커뮤니티 회원은 1만1천100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체험단을 꾸려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피부.소아과 전문의 5명과 파워블로거 5명을 포함한 50명의 세탁기 체험단 '트롬 안심케어 서포터스'가, 같은해 9~11월에는 살림.요리.인테리어.만화 등 각 분야 스타급 파워 블로거 5명으로 구성된 '디오스 김치냉장고 체험단'이 활동했다.

아울러 LG전자는 개별 품목 뿐 아니라, 전체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주제로 고객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기업블로그(http://blog.lge.com)도 지난 22일 개설했다.

네티즌들은 자유롭게 이 블로그에 의견을 남기거나 질문할 수 있고 디자인센터 소속 6명을 포함, 10명의 LG전자 직원이 블로그 필진으로 참여해 소비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