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의 합병은 국내 통신시장에서 컨버전스(융합)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유선1위와 무선2위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유선과 무선,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결합서비스 경쟁이 통신요금 인하 등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결합상품 경쟁으로 통신요금 인하 전망

KT는 초고속 무선인터넷인 와이브로와 KTF의 3세대(G) 이동통신을 결합한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와 3G를 함께 쓰는 스마트폰 개발에도 착수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음성통화는 3G망을,무선인터넷은 와이브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음성 통화요금은 기존과 같지만 무선인터넷 요금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KT는 3G 컨버전스 서비스로 개인은 물론 기업시장을 적극 공략,와이브로 시장을 확대하고 전체 무선시장(이동통신+와이브로)에서 점유율을 현재의 31%에서 40%까지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석채 KT 사장은 "데이터 중심인 와이브로와 음성 중심인 KTF의 3G서비스를 결합하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능가하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T가 유일하게 지배적 지위를 갖지 못한 이동통신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케팅과 네트워크 비용 등의 통합으로 연평균 3000억원가량의 경비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게 KT 측 설명이다. 경쟁사들은 1조8000억원의 여유자금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여유자금을 마케팅에 대거 투입할 경우 요금 인하 경쟁이 가속화돼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통신업체들의 결합상품 대전도 예상된다. KT는 시내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와이브로,인터넷 전화,무선랜을 비롯 방송 서비스인 인터넷TV(IPTV),KTF의 이동통신까지 방대한 상품군을 갖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결합상품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에 결합상품의 요금인하 경쟁은 한층 달아오르게 됐다. SK텔레콤과 LG통신 진영도 전화,인터넷,이동통신 등 유 · 무선뿐만 아니라 방송까지 포괄하는 4종 묶음상품(QPS)을 구성해 본격적인 일전을 준비 중이다.

◆유 · 무선 융합 가속화

통합KT의 출범으로 유 · 무선통합(FMC)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 현재 SK텔레콤과 KTF는 한 단말기로 '인터넷전화+이동통신'을 함께 이용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기업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무선랜(와이파이)이 가능한 사무실 내에서는 인터넷 전화로,무선랜 영역 밖에서는 휴대폰으로 사용이 가능한 서비스다.

KT는 이 밖에 TV,개인용 컴퓨터(PC),휴대폰의 3가지 플랫폼을 기반으로 동영상 등 콘텐츠를 끊김 없이 제공하는 '3스크린'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과 IPTV를 결합,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IPTV를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 IPTV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KT는 유 ·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건강 체크나 진료 등이 가능한 u-헬스,유 · 무선망을 통한 보안 서비스인 u-세이프,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u-워크 등 다양한 융합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