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직사각형 형태에 획일적인 모양의 자판이 빼곡히 들어찬 것이 대세였던 키보드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세련된 전통 문양을 새겨넣은 고가의 키보드도 있고, 안락의자에 눕다시피 앉아서도 손쉽게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키보드도 있다.

일반 키보드보다 손목에 부담을 훨씬 덜 주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모델도 인기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6일 퍼스널 컴퓨터의 부피가 크게 줄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업체가 본체를 팔면서 끼워주는 10달러짜리 키보드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본체와 연결하는 선을 없앤 무선 키보드가 등장한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어떤 키보드는 데스크톱 컴퓨터 본체보다도 더 값이 나가는 것도 있다.

지난해 일본의 IT기업 후지쓰는 5천350달러(770만원 상당) 짜리 전통 칠기 장식으로 꾸민 고가의 알루미늄 키보드를 내수용으로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컴퓨터 테이블뿐 아니라 안락의자에 편히 기대어 앉아서도 타이핑이 가능한 키보드를 내놓았다.

로지텍은 어둠 속에서 자판을 쉽게 분간할 수 있도록 '백라이팅' 기능을 넣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소형 키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후지쓰의 키보드 부문 세일즈 매니저 나카무라 카즈야시 씨는 "프로 작가들이 고급 만년필과 훌륭한 타자기를 고르는 것처럼 IT 전문가들도 고품격 키보드를 사용하는데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