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는 마련하긴 해야겠고,지갑은 얇아지고…."

이달 말께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이모씨(34)는 최근 들어 고민이 부쩍 늘었다. 결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금사정이 빠듯해 혼수 구입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예비 신혼부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프리미엄 가구점에서 신혼살림을 마련하던 것은 이미 옛일.이제는 저렴하게 가전제품을 살 수 있는 아울렛과 중고쇼핑몰에 예비 신혼 부부들이 몰려들고 있다.

◆불황탈출 혼수가전 1순위는 '컨버전스'

내 인생의 첫 살림.알뜰살뜰한 신혼부부들은 혼수 가전 구입 우선순위로 컨버전스(융 · 복합) 제품을 꼽는다. 이들은 사야 하는 품목 수는 줄이면서도 기능은 고루 갖춘 융 · 복합 가전으로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야채와 과일을 다질 수도 있고 이유식도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진 블렌더.테팔의 12만4500원짜리 블렌더 '클릭앤믹스'제품은 4가지 기능의 칼날이 들어있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주스는 물론이고 이유식에 생크림 만들기,단단한 견과류나 얼음을 부술 수도 있다.

오성사의 제빵기를 활용하면 빵 외에도 다양한 식품을 만들 수 있다. 반죽코스 기능을 이용하면 흔히 집에서 해먹는 수제비는 물론,칼국수와 만두,피자 반죽까지 쉽게 만들 수 있다. 발효용 체가 들어있어 콩을 넣고 발효용기에 담으면 청국장도 만들 수 있고 잼코스를 선택해 1시간20분을 두면 집에서 과일잼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가격은 12만원.

◆필요없는 기능 뺀 '디버전스'

가전제품에도 다이어트는 있다. 잘 안 쓰는 기능을 쏙 빼고 필요한 기능만 넣어 가격을 낮춘 제품들이 그렇다. 생선 굽는 냄새를 싫어하는 신혼부부들은 생선 그릴 없는 2구 가스레인지를 종종 찾는다. LG전자와 동양매직의 2구 제품이 인기인데 두 제품 모두 4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집에서도 향 좋은 커피를 추출해 먹는 우아함을 느끼고 싶은 신혼부부들은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기도 한다. 34만원대.크룹스 XP4050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버튼만 누르면 풍부한 우유 거품이 얹혀진 카푸치노와 부드러운 카페라떼를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커피 추출량을 조절해 나만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도 있다.

◆그래도 '디자인'

혼수를 적게 산다고 디자인이 엉망인 제품을 집에 들여놓을 수는 없다. 리빙엔의 물방울 살균가습기는 TV 드라마에 종종 등장할 정도로 인기있는 제품이다. 버튼 하나로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는 데다 분무량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물방울 모양이라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가격은 9만7000원대.

테팔의 비테스S 스테인리스 스틸 무선주전자도 적은 돈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이다. 원터치로 뚜껑이 쉽게 열리고 물주입구를 물 따르기가 쉽도록 고안했다. 온도조절기도 붙어있어 녹차는 80℃,커피는 90℃,홍차는 100℃로 나눠 차의 종류에 따라 물온도를 맞출 수 있다. 물 끓이는 시간을 단축시켜 기존 제품 대비 30%에 달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12만4000원 선.

◆혼수시즌 세일 노려볼까

씀씀이를 줄이려는 신혼부부들을 위해 전자업체들이 마련하고 있는 혼수시즌 세일도 노려봄직하다. LG전자는 오는 4월 말까지 전국 주요 매장에서 LG전자 웨딩 페스티벌을 연다. 300만원,500만원,700만원 이상 제품을 구입하면 금액대별로 명품 수입 도자기 세트를 사은품으로 나눠준다. 제휴를 맺은 카드를 사용하면 덤으로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LG전자 웨딩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할인혜택과 함께 뉴칼레도니아 여행권,삼신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추첨을 통해 준다. 매장을 방문해 상담만 받아도 추첨을 통해 의료용 진동기와 알칼리 이온수기,까사미아 가구세트를 받을 수 있으니 매장 발품을 파는 것도 알뜰하게 혼수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