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사가 소비 시장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 99달러대의 저렴한 아이폰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 전문가들이 애플의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 포브스가 전했다.

11일 포브스에 따르면 애플은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는 와중에도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데 고무돼 가격을 99달러로 낮춘 저가 아이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년 대비 15% 가량 상승한 주당 97.83달러로 뛰어올랐고 이는 미국 주식 시장이 전체적으로 올해 8% 가량 폭락하고 있는 데 비해 이례적인 상승세로 받아들여진다.

애플은 지난 분기 연휴가 낀 연말 쇼핑 시즌에 순익 규모가 16억 달러 가량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렴한 가격의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다면 소비자들에게 큰 축복이 되겠지만 소비 시장이 침체된 지금의 상황에서 애플에게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BC캐피털마켓 분석가인 마이크 아브람스키는 투자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오는 6월이나 7월께 99달러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고 저가 아이폰 판매고는 2천만~3천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브람스키는 "애플의 저가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점유율을 19%까지로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사업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저가 아이폰은 이른바 3G(3차원) 초고속 접속 기능이 없어 덜 매력적인데다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대신 그만큼 애플의 수익은 악화된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와중에서 가장 큰 관심은 애플이 현재의 평균 가격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냐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저가 아이폰은 애플에게 `마진 킬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통된 전망"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