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디자인을 강화한 고급형 노트북 '래티튜드 E4200'을 최근 선보였다. 델은 이른바 '피자형 노트북'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입맛에 따라 부품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델 PC의 특징이다. 델은 또 그동안 '가격 거품'을 빼겠다며 제품에 디자인적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래티튜드 E4200을 내놓으며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이 제품 역시 어느 정도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부품 선택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노트북용으로는 최고 수준의 부품들을 장착했다. 뿐만 아니라 강렬한 빨강,무광택 검정 등의 색상을 채택해 외관이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순한 느낌을 준다.

◆가벼운 무게와 고급 디스플레이

래티튜드 E4200의 가장 큰 장점은 무척 가볍다는 것이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4셀 배터리를 포함해 노트북 전체의 무게가 1㎏에 불과하다. 흔히 '작고 가벼운' 미니 노트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북의 무게가 보통 1.3~1.7㎏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또 전원 연결 어댑터 역시 무게가 500g 수준으로 들고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다.

이 제품의 12.1인치 화면은 밝고 전력 소모량이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액정디스플레이(LCD)를 채택했다. 노트북 내부에 '주변 광선 센서'가 있어 밝은 곳에서는 화면이 더욱 밝게 빛나고,어두운 곳에서는 조도를 줄여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LCD의 두께가 2㎝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스럽지만 외장 소재로 마그네슘을 썼기 때문에 내구성도 뛰어나다.

◆SSD 저장장치와 DDR3 램의 빠른 속도

제품을 써본 결과 속도가 매우 빠르게 느껴졌다. 크기도 작고,두께도 얇은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데스크톱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 중앙처리장치(CPU)로 고성능 인텔 코어2 듀오 SU9400(1.40㎓)을 장착했을 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SSD는 하드디스크보다 2배 이상 빠른 읽기와 쓰기 속도를 자랑한다. 래티튜드 E4200의 경우 이 같은 SSD 덕분에 부팅 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팅뿐만 아니라 엑셀이나 포토샵과 같은 다소 용량이 큰 프로그램도 열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았고,대용량 이미지 혹은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하는데도 기존 HDD 탑재 노트북과 비교해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할 때 홈페이지 다운로드 시간이 매우 짧았다.

◆발열 적고,키패드 부드러워…비싼 가격은 단점

저전력 CPU와 DDR3 램,SSD 등의 공통점은 소비전력과 발열이 적다는 것이다. 노트북을 하루종일 켜놓고 있어도 일반 노트북에 비해 뜨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키패드는 이른바 '쫀득쫀득하다'는 느낌을 줬다. 타이핑을 할 때 손가락을 마치 키패드가 쪽쪽 당기는 느낌이었다.

최고급 사양에도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일단 최고의 부품들만 사용하다 보니 가격이 매우 비싸다. 델 제품의 특성상 아주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 가격은 달라질 수 있지만 64GB SSD 장착의 4셀 배터리 기본 모델이 310만원 정도다.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웹 서핑 등을 하는데 4셀 배터리 장착 기준으로 사용 시간이 2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는 것도 단점이다. USB 단자가 한 곳밖에 없어 여러 개를 꽂을 때는 확장 단자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