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휴대폰'이 유럽 시장에 등장,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된다.

모바일뉴스 등 영국의 언론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현대 휴대폰이 영국에 상륙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들은 현대가 영국 휴대폰 시장의 5%를 장악할 목표를 세웠다며 자동차 브랜드로 잘 알려진 만큼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 휴대폰은 현대전자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1990년대말 사라진 브랜드. 그런데 현대 휴대폰이 어떻게 유럽에서 재등장해 영국에 상륙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일까. 일부 언론들은 현대 휴대폰 영국 상륙을 보도하면서 현대자동차의 로고까지 표기하고 있어 영국인들의 눈에는 현대차가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한 결과 현대 휴대폰은 과거 현대그룹의 일원이었던 현대종합상사가 현지 업체와 손잡고 시작한 신규 비즈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종합상사에 따르면 현대모바일유럽은 영국 어드밴티지 셀룰러사와 제휴를 맺고 '현대(HYUNDAI) 브랜드가 박힌 휴대폰 10~15종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모바일유럽은 '현대'라는 브랜드로 휴대폰 사업을 하기 위해 현지에서 만들어진 업체이며, 현대종합상사는 'HYUNDAI'라는 브랜드를 빌려주는 댓가로 로열티를 받는다.

현대모바일유럽은 지난해 9월 이미 독일과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에 진출해 현재까지 8종의 휴대전화를 출시했으며, 영국 시장에서는 향후 5년 내에 3~5%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대 휴대폰'은 우리나라나 중국 등지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한다.

노르베르트 빙클러 현대모바일유럽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독점 유통업체를 운영했다가 삼성 측과 결별한 이후 다른 한국산 휴대폰을 물색하다가 현대 브랜드를 이용한 휴대폰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클러는 "현대가 세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자동차 업체이자 72번째 가치있는 브랜드에 올라 있다"며 "현대차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휴대폰에도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 휴대폰은 손목시계형 등 다양한 모델과 이메일 송수신, MP3플레이어 등 기능을 갖췄다. 특히 2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현대모바일유럽은 다음달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 콩그레스'에도 참가해 휴대폰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전자가 '걸리버'라는 이름으로 2001년까지 휴대폰을 생산했지만, 하이닉스로 회사가 넘어간 이후 현대가 제조하는 휴대폰은 사라진 상태다.

한편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도 참가해 협력사들이 현대 브랜드를 넣어 만든 LCD TV와 홈씨어터, 디지털카메라 등을 전시하기도 했다.

현대전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현대' 전자제품은 여전히 살아남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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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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