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쇼개막
韓·日 LCD TV업계
야후·구글 등과 제휴 경쟁


TV로 뉴스와 여행,증권과 날씨 정보를 수시로 검색하고,원하는 영화를 아무 때나 다운받아 보고,나만의 사진과 동영상을 TV화면에서 마음대로 편집하고….인터넷선을 TV에 연결해 컴퓨터처럼 온라인상의 다양한 정보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TV'가 글로벌 불황을 타개할 가전업체의 새 트렌드로 떠올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09'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도시바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인터넷 포털인 야후와 제휴해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 복합 오락 서비스를 제공하는 TV를 일제히 선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소비자들이 바깥에 나가 지갑을 열기보다 거실에 놓인 TV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막 올린 인터넷 TV 시대

'엔터테인먼트 TV' '인터랙티브 TV' '콘텐츠 TV'….이번 신제품을 두고 각 업체들이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제품명까지 포함하면 더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이름은 달라도 공통점은 있다. 인터넷 기능을 제공하는 TV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야후가 제공하는 위젯엔진 서비스를 이용한 '룩시아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놨다. TV 화면에 야후가 제공하는 동영상,전자상거래,스포츠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아이콘 형태(위젯)로 묶어 간단한 리모컨 조작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도 야후와 손잡고 '브로드밴드 TV'를 내놨다. LG전자는 야후가 제공하는 정보 외에도 미국 온라인 DVD 대여 업체인 넷플릭스와 연계해 보고 싶은 영화를 TV로도 다운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소니 역시 야후가 제공하는 위젯엔진을 사용한 TV를 올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야후 등과 함께 인터넷 서비스를 할 수 있는 T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콘텐츠 확보 경쟁 시작

TV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새 시장 선점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야후와 함께 개발한 인터넷 TV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개방해 많은 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삼성전자 TV를 통해 정보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종우 삼성전자 사장은 "구글과 제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할리우드 영화사 등과 연계해 영화,음악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콘텐츠 확보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소니픽처스 등을 보유하고 있어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스탠 글래스고 소니 사장은 "이미 유튜브 등 25개 콘텐츠 제공 채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야후를 비롯해 유튜브,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야후의 패트릭 배리 부사장은 "인터넷 TV 플랫폼을 개방해 TV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