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성공 스토리 재가동시킬 의무"
"지난 10년, 왜곡됐던 부분 바로잡는 기간"


유우익 청와대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16일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할 조직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실 운영구상을 처음으로 피력했다.

유 내정자는 이날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인수위원 및 청와대 수석비서관 합동워크숍 발제를 통해 "역사적 유례가 없는 성공 스토리를 재가동시킬 의무를 부여받고 있다"며 "이제 이 당선인의 성공 스토리를 개인의 신화와 성공이 아니라 국가적인 것으로 확대하고 연장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시작되는 성공 스토리는 과거 철학, 과거 방식에 입각해 이뤄지긴 어렵다"며 이 당선인의 현대건설 CEO 시절 중동건설, 강남개발, 해외시장 개척 등 업적을 소개한 뒤 "지금부터는 나지 않은 길을 찾고 열어가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과거 정권에 대해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서 지난 두번의 정권을 우리 역사에서 잃어버렸다고 표현하나 개인적으로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거과정에서 그런 말이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세계 역사상 전례없이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그 과정에서 미진하고 지나쳤던 부분, 왜곡됐던 부분을 바로잡고 소화하는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이것이 현재 경제.사회 발전에 다소 혼란으로 비쳤다고 해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선거과정에서 제기된 `잃어버린 10년' 논쟁에 얽매이지 않고 국정운영에 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차기정부의 국정철학인 실용주의에 대해 단순한 방식이나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항간의 비판에 적극 대응했다.

그는 "미국의 프래그머티즘은 뒤에 청교도 정신이나 휴머니즘, 합리주의가 받치고 있고, 조선 후기 실학의 배경에도 국태민안이란 큰 국정목표의 달성을 내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와 지식과 여론, 의견을 종합하고 판단해 대통령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조력 ▲대통령의 뜻을 내각과 의회, 시민단체, 국민에게 전달 ▲대통령이 일일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의 일부 대행 등을 대통령실의 3대 업무로 규정했다.

그는 업무방식에 대해 "두말할 필요도 없이 다른 어떤 정부보다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단언한 뒤 `주먹 대신 머리를 쓰라'는 속담을 인용해 "앞으로는 창의적.조직적.효율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야 한다.

앞으로 맞이하는 사회는 좌우.진보 잣대로만 재서는 안되고 여러 잣대로 재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주의 하에서 쓸데없는 이데올로기 논쟁에 휘말리거나 일을 그르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형식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실질을 추구하겠다"면서 "의전에 소모되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실질을 구하는 일을 하겠다.

외교에서나 내치에서나 국익과 국민편의를 우선하고 발전을 실질적으로 끌고 가는 일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저처럼 교수는 어떤 사안을 연구할 때 석달이 걸리는데 당선인은 사흘 안에 결과를 보고자 한다"며 "많은 정책은 이미 학계와 실무에서 논의돼 있으므로 신속하게 정리하고 토론하겠다"고 신속한 업무처리를 강조했다.

또 청와대 수석비서관에 교수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듯 "청와대 대학이다, 현장을 잘 모를 것이라고 하는데 요즘 교수는 현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뒤 "일의 기획이나 추진은 물론 팔로우업, 피드백까지 현장에서 반드시 확인하겠다"고 `현장강화'를 내세웠다.

유 내정자는 끝으로 "국정이 다양해졌고 많은 네트워크까지 연결돼 시스템으로 일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본다"며 "시스템의 정상에 대통령이 있다.

시스템이 흔들리면 대통령이 흔들리고 시스템이 가동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