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산업이 10년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17일 서울국제무역전시장에서 개막한 '아시아 온라인게임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10년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면서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 일본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한국 업체들은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콘텐츠경영연구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이 후원한 이 컨퍼런스는 '아시아 온라인게임,미래를 꿈꾸다'라는 주제로 열렸으나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공감대가 주를 이뤘다.컨퍼런스 참석자들은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성장했던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역설했다.

위정현 교수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일본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중국 일본의 거대 자본이 온라인게임에 진출하면서 온라인게임 산업 주도권이 한국에서 해외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위 교수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위기는 글로벌 전략,기술 전략,제품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며 "지금이라도 자본을 유치하고 중소 개발사를 키우는 데 힘써야 온라인게임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장(넥슨 대표)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다른 장르의 도전에 직면해 게임업계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권 회장은 "싸이월드 같은 커뮤니티나 세컨드라이프 같은 가상현실 서비스가 온라인게임을 닮아가고 있다"며 "온라인게임은 앞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기요시 일본온라인게임부회 회장은 "온라인게임이 서비스 요소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섞여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정부가 도쿄게임쇼를 처음으로 지원하는 등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홍 서강대 게임시나리오창작과 교수는 중국 게임 '완미세계'가 한국 서비스 한 달도 안돼 동시접속자 3만명을 돌파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중국 게임이 밀여올 것에 대비해 새로운 플랫폼,새로운 장르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그는 "정부는 게임산업 육성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정수 조이맥스 이사는 "좁은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가 직접 퍼블리싱도 하고 거점도 마련해야 한다"며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은 급성장하는 미국,유럽 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김정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