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이 노트북PC에 버금가는 휴대폰이 내년 말께 나온다.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속도나 음질 화질 등에서 노트북에 뒤지지 않는 통신 칩이 개발돼 'PC급 휴대폰'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으로 각종 PC 기능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고 영상통화,DMB,게임 등의 동영상 화면이 한층 선명해진다.

퀄컴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를 방문한 기자에게 "CPU 연산속도(클럭스피드)가 1기가헤르츠(㎓)나 되는 차세대 휴대기기용 칩셋 스냅드래곤(QSD 8600)을 개발 중"이라며 "시제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의 연산속도는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1.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보급형인 저가 셀러론 노트북 속도 800메가헤르츠(㎒)보다는 빠르다.

웬만한 휴대폰(200~400㎒)과 견주면 3~5배에 달하는 속도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께 스냅드래곤을 채택한 스마트폰 형태의 'PC급 휴대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퀄컴은 LG전자,대만의 HTC,일본 업체 등에도 스냅드래곤을 공급할 예정이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소형 노트북,PDA,PMP 등에도 스냅드래곤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휴대기기용 CPU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스냅드래곤은 음질에서 돌비 5.1채널 음향까지 지원한다.

퀄컴 관계자는 "스냅드래곤을 얹은 휴대폰과 최고급 오디오를 연결하면 생생한 음향을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DMB 화질(초당 30프레임)보다 훨씬 선명한 DVD급 화질도 구현한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연결,온라인게임까지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을 정도다.

퀄컴 관계자는 "스냅드래곤은 '포켓 컴퓨팅' 또는 '모바일 컴퓨팅' 기능을 수행하는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이라며 "한국 업체들이 원하면 스냅드래곤에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기능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드래곤은 호환성이 좋은 게 특징이다.

이동통신의 경우 기술표준이 미국식이든 유럽식이든 가리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

관련업계는 퀄컴이 스냅드래곤을 앞세워 차세대 모바일 기술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

차세대 모바일 기술 분야에서는 퀄컴뿐만 아니라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이 뒤엉켜 기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개발에 대해 "퀄컴이 인텔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장악하고 있는 휴대기기용 CPU 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