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인화하지 않고 바로 액자에 담아 감상하는 시대가 열렸다. 흑백사진을 담았던 앨범의 자리를 '디지털 액자'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매장에서는 디지털 액자에 계절.날씨.시간대에 맞는 사진이나 영상을 담아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9일 고화질 7인치 디지털 액자 2종(사진)을 선보였다. 지난해 각각 '올팟'과 '러뷰'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액자 서비스를 시작한 KT와 SK텔레콤도 최근 디지털 액자 활용처를 개인에서 기업으로 확대하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액자는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지 않고 바로 감상하게 하는 기기다. 사진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깔고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제품도 나왔다. 무선랜,이동통신과 연결해 사진을 유.무선으로 전송.관리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디지털 액자 'SPF-72H'(14만9000원)는 액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다. 128메가바이트(MB) 용량의 메모리가 내장돼 있어 수십장의 사진을 일정 시간 간격으로 보여줄 수 있다. 삼성의 'SPF-72V'(22만9000원)는 무선랜(Wi-Fi) 기능을 갖춰 PC에 저장된 사진,동영상,MP3 등을 공유하고 인터넷 사이트의 사진도 가져올 수 있다.



SK텔레콤의 러뷰나 KT의 올팟에 가입하면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유.무선으로 전송해 감상할 수도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고 월정액 요금을 내야 하지만 활용 범위가 넓은 게 장점이다. 부모 친구 등 지인의 디지털 액자를 등록해 두면 언제든지 사진을 보낼 수 있다. 삼성의 7인치 디지털 액자를 비롯해 마르시스의 10인치 제품,티에스씨시스템과 유튜브의 19인치 제품까지 선택 폭도 넓다.

디지털 액자의 활용처는 사진을 담는 차원을 넘어 동영상 음악 게임 영화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가 기업용 시장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의 매장에 디지털 액자를 설치하고 이벤트 등에 맞춰 사진과 동영상 등을 원격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KT는 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의 영화관을 비롯해 웨딩숍,패션 매장 등지에서 디지털 액자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수많은 매장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체인의 경우 본사에서 각 매장에 설치된 디지털 액자를 원격관리할 수 있다.

디지털 액자에 다양한 콘텐츠가 접목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KT는 디지털 액자에서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재생하는 것은 물론 날씨 주식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매장음악,게임 등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시장조사기업인 팍스어소시에이트는 올해 400만대 수준인 세계 디지털 액자 시장 규모가 2010년에는 12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 액자가 등장함에 따라 가정 내 디스플레이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지털TV,LCD 모니터,PMP 등도 꺼져 있는 동안 사진을 보여주는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윤호 삼성전자 전무는 "디지털 액자는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제품인 동시에 소중한 추억이 담긴 감성적 제품"이라며 "개인 선물용뿐만 아니라 기업의 프리미엄 마케팅,디지털 게시판 등으로 활용도가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