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피레드는 세컨드라이프보다 더 진화한 서비스입니다."

인터넷 가상현실 서비스 '퍼피레드'(www.puppyred.com)를 운영하는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이용수 사장(29)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세컨드라이프와 비교해 달라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기자가 질문에서 사용한 '한국판 세컨드라이프'란 표현이 불쾌한 듯 '더 진화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어떤 점에서 더 진화했다는 것일까.

세컨드라이프의 경우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계정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실행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퍼피레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이디·패스워드를 입력하고 로그인만 하면 미니홈피처럼 바로 실행할 수 있다.

그만큼 사용자 PC에 주는 부담이 작고 접근성이 좋다.

퍼피레드는 세컨드라이프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각자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생활하는 가상현실 서비스다.

매일 날씨가 바뀌고 누군가 이사오기도 하고 주변환경도 변한다.

차를 사고 옷을 구입하고 머리 모양을 바꾸는 등 회원들은 퍼피레드에서 실생활과 비슷한 양상으로 살아간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만드는 '자유도'는 세컨드라이프보다 떨어지지만 그래픽은 훨씬 화려하다.

서비스 개시 시기는 2004년으로 세컨드라이프와 같다.

그러나 지난해에야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개 고양이 토끼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서비스가 초등학생 등 저연령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회원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지난해 초 30만명을 밑돌았던 회원 수가 지금은 170만명까지 불어났다.

회원의 70%가량은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이다.

이 사장은 회원 수를 내년 말까지 800만명으로 늘릴 작정이다.

이 사장은 '자유도'를 세컨드라이프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즉 원하는 회원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생활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직접 만들게 할 계획이다.

직접 집을 짓고 식탁을 만들고 차를 제작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20% 선에 머물고 있는 성인회원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퍼피레드로 20억원의 매출과 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의 두 배인 40억원.일단 시작은 좋다.

1분기에 2억원의 흑자를 냈다.

작년 한 해 적자를 석 달 만에 만회한 셈이다.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회원 수가 늘면서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아이템 판매와 20%를 점하는 광고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올해 10억원의 흑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은 퍼피레드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인 2003년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았다.

이 사장이 소프트뱅크에 퍼피레드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땐 세컨드라이프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사장이 아이디어를 설명하자 소프트뱅크가 가능성 하나를 믿고 투자한 것이다.

현재도 소프트뱅크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은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에서는 인터넷 가상공간에서의 삶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네티즌이 많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