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이라고만 알려진 유선전화 시장이 사업자들 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과 유·무선 결합서비스 등이 향후 통신 시장을 이끌 대세가 되면서 유선 전화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유선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으면 융합과 결합의 시대에서 뒤질 수도 있다.

새삼 유선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요금제 도입

경쟁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요금.요즘 유선전화 업체들은 다른 통신 서비스의 요금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기존 유선전화 요금제도의 형식을 파괴하고 있다.

마치 초고속인터넷서비스처럼 약정을 하면 요금을 싸게 해주는가 하면 기본료를 높이는 대신 통화를 훨씬 더 많이 하게 해주는 일종의 정액제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KT의 경우 정액제 방식을 택했다.

최근 KT는 500~1000원을 더 내면 평균 통화료의 2~3배 더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정액형 유선전화 요금제 '마이스타일'요금제를 1일부터 시작했다.

최근 6개월간의 시내·시외 평균 통화료에 월 500원을 더 내면 평균 통화료의 2배,1000원을 더 내면 평균 통화료의 3배까지 통화할 수 있고 초과 사용요금은 50%를 할인해 주는 유선전화 요금제다.

예를 들어 최근 6개월간 월 평균 3000원의 시내전화 요금을 낸 고객이 '마이스타일 1000'에 가입해서 월 1000원을 추가 부담하면 9000원어치의 시내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데이콤은 이용기간을 미리 약정할 경우 전화통화료를 최대 10%까지 할인해주는'약정요금할인제'를 이달 출시했다.

지금까지 초고속인터넷이나 이동전화는 약정요금할인이 일반화돼 있었지만 모든 유선전화까지 적용한 것은 데이콤이 처음이다.

'약정요금할인제'는 고객이 사전에 이용 기간을 약정하면 시내,시외,이동,국제전화 요금을 모두 할인해 주는 서비스로 1년 약정 시는 5%,2년 약정 시 7%,3년 약정 시 10% 각각 할인된다.

하나로텔레콤은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의 통화 및 장거리 시외전화 통화량이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요금제를 만들었다.

월 기본료는 5200원으로 기존 표준 요금제와 동일하되 이동전화 및 장거리 시외전화 통화료를 30%에서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다.


○상품 차별화로 경쟁력 부각

요금제만 바꾼 게 아니다.

초고속인터넷과의 묶음상품을 내놓거나 이동전화에서나 가능한 서비스를 집전화에서 가능케 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하나포스'와 시내전화를 동시에 이용하면 하나로텔레콤 가입자 간 매일 1시간 시내전화와 매월 1시간 이동전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상품 '하나포스 보이스 팩'을 서비스하고 있다.

전문 이용자용(100M급,광랜급)의 경우 월 3만4900원,일반 이용자용(라이트급)의 경우 월 2만9900원의 요금으로 '하나포스 보이스 팩'상품에 가입하면 초고속인터넷 이용은 물론 하나로텔레콤 전화 가입자 간 시내전화 매일 60분,이동전화로의 통화를 매월 60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통화 중인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나우콜'서비스를 올초 시작한 데 이어 유선전화와 인터넷 메신저를 결합해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투(U2)'를 최근 출시했다.

'유투'서비스는 KT 유선전화를 유투 전용 인터넷 메신저와 결합해 메신저의 친구목록과 주소록을 활용한 전화걸기,그룹통화(최대 128명),SMS 전송,착신전환,음성사서함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KT 관계자는 "집전화가 집에 있어야만 받을 수 있었던 한계를 벗어나 부가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그에 걸맞은 다양한 요금제나 결합 상품이 계속해서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