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을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지에 적합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일본 현지법인 체제를 앞다퉈 갖추고 있다. 일부 대형업체는 개발 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최대 온라인게임사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13일 일본 오사카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인 엔씨소프트재팬을 설립했다. 자본금 8억5000만원의 이 법인은 현지에 적합한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합작법인 엔씨재팬이 도쿄에 있지만 이번에 새로 현지 개발사를 설립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직원 대부분을 일본인으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NHN CJ인터넷 넥슨 등은 한발 앞서 일본 현지화를 시작했다. 2000년 설립된 한게임재팬은 2003년 네이버재팬과 합병한 뒤 일본화된 게임들을 제작,서비스하고 있다. 2004년 9월 소프트뱅크와 CJ인터넷이 50 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CJ인터넷재팬은 마작,파칭코,대부호,리버시,바둑 등 일본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웹보드게임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CJ인터넷재팬은 이런 보드게임류 뿐 아니라 캐주얼게임도 현지화할 계획이다. 최근 뮤직레이싱게임 '알투비트'를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직접 서비스하기 시작한 네오위즈 역시 올해를 일본 현지화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 시장의 성장성이 한국 못지 않은 데다 중국과 달리 현지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최근 "비디오게임 시장은 1997년 정점에 달한 후 계속 위축되면서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빠져나온 게이머들이 온라인게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산업성은 일본의 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이용률이 2001년 7.4%에서 2004년 48.1%로 급등했고 지난해에는 65.2%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