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제시 제인(24)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길드워'에 푹 빠졌다.


그는 "전에는 레이싱게임 TV 중계방송을 즐기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길드워를 접하고 나서는 상상도 못했던 게임 세상으로 빠져들었다"면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친구들과 사귀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함께 즐기자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이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리니지에는 온라인 게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함께 즐기는 재미'가 있다"며 "외국 게이머들이 이 재미를 알게 되면서 리니지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울티마온라인'을 개발해 온라인게임의 아버지로 통하는 리처드 개리엇은 "리니지 등 한국 온라인게임들은 게임에 의사소통을 하고 모임을 갖는 문화공간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며 "자신들의 감수성을 보편적인 감성으로 이끌어낸 것이 세계에서 통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리니지는 대만에서는 '국민 게임'으로 통한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에 불과한데 리니지를 즐기는 게이머 수는 더 많다.


대만 일본 등지에서 리니지는 게임이자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들은 게임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채팅이나 편지보내기를 통해 친구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온라인게임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유럽과 미국을 석권한 삼성전자의 '블루블랙폰'이나 동남아시아를 휩쓴 엠피오의 MP3플레이어 등 한국의 2635세대에 맞춰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국내 기업만 2635세대의 덕을 보는 건 아니다.


모토로라는 한국의 2635세대를 활용,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낸다.


모토로라는 한국을 '휴대폰의 테스트베드'라며 중시한다.


모토로라는 지난해부터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스타택2004,모토그래퍼(MS550),미니모토(MS400) 등은 모두 한국에서 개발돼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들이다.


모토로라코리아의 길현창 사장은 "한국은 CDMA 이동통신 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모토로라는 한국을 '글로벌 CDMA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또 "CDMA 휴대폰은 한국에서 개발해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을 점검하고 나서 세계 시장에 시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