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평야 위에 우뚝 솟은 성벽,용을 타고 하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대지,멀리서 오는 적군을 성벽 위에서 강궁으로 저격하는 궁수,인간·엘프·다크엘프 등 5개 종족이 벌이는 전사와 마법사들의 거대하고 웅장한 공성전,3차원(3D) 그래픽으로 실제처럼 구현되는 캐릭터와 배경….

'2005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에서 10개 분야 중에서 가장 많은 수출액으로 대상을 차지한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Ⅱ'는 온라인 게임의 '블록버스터 시대'를 연 작품으로 통한다.'리니지Ⅱ'의 시대적 배경은 전작인 '리니지'의 150년 전.젊은 왕 라울이 내란을 평정한 신흥왕국 '아덴',고대 엘모아덴 왕국의 직계혈통인 군사대국 '엘모어',바다 너머 서쪽에 있는 '그레시아'가 벌이는 치열한 견제와 각축 속에서 게이머들이 대립과 협력을 통해 각 왕국의 패권을 다투는 과정이 줄거리다.

' 리니지Ⅱ'는 광활한 세계를 단 한 번의 로딩으로 모두 표현해 영역을 이동할 때마다 기다려야 했던 불편함을 없앴고,'리니지'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공성전을 더욱 거대하고 웅장하게 구성했다.

그 결과 지난 2003년 10월 국내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Ⅱ'는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사상 최단 기간에 최다 서버,최다 동시접속,최다 회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리니지Ⅱ'의 전 세계 서버는 100개를 넘고 동시 접속자 35만명 이상에 이른다.

최근에는 해외 누적계정 1000만개를 돌파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국내에서도 동시 접속자가 11만명에 이르고 회원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

이용자들은 최고의 그래픽 기술로 구현되는 3D 그래픽과 전작인 '리니지'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게임력,캐릭터의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전직(轉職) 시스템과 다양한 전략 및 전투양상,종족·직업에 따른 다양한 전투기술 등을 인기비결로 꼽는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리니지Ⅱ'는 지난해 미국 대만 일본 중국과 유럽 9개국에 상륙한 데 이어 올해에는 지난 6월 태국에까지 진출했다.

그 결과 '리니지Ⅱ'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15억원.올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2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에 이어 '리니지Ⅱ'를 세계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 것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의 결과다.

'리니지Ⅱ'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0년 10월부터 3년간 100억원을 쏟아부으며 120명의 개발자가 매달렸던 것.지난해 4월 국내 상장기업 R&D 조사에서 매출액에 비해 R&D 비용을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이런 까닭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한국·미국에 게임개발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도 엔씨소프트 차이나 R&D센터를 운영해 동·서양의 게임 개발자들이 국경을 뛰어넘는 콘텐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