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Book)이 첨단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기와의 동거(?)에 들어가면서 진화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위성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폰,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 PSP(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 디지털TV 등 각종 첨단 IT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책이 이들 디지털 기기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주목 받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양 및 교육, 문화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만을 제공하던 디지털 기기의 플래폼에 교육 및 문화 콘텐츠를 담은 전자책 탑재가 잇따르고 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이레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열린 'IT Korea KIECO 2005'전시회에서 인터넷 검색 및 전용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TV 'J2'를 공개했다. J2는 주문형비디오(VOD), 음악,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뿐만 아니라 전자책 전문기업 북토피아와 제휴, 5만종에 달하는 전자책을 TV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가 탑재돼 하반기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현재 이레전자는 이를 위해 북토피아와 함께 기존 전자책 콘텐츠 이외에 DTV용 세부 콘텐츠 개발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휴대용 게임기 역시 단순한 게임 기능 외에 전자책 등 교육과 문화 기능을 추가하는 최근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PSP(Playstation Portable). 지난 5월에 출시돼 2개월 만에 약 10만대 이상 팔린 PSP는 게임, 음악, 영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능 이외에도 KT 네스팟을 이용해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SCEK는 학생을 비롯한 PSP 이용자들이 수필, 에세이 등의 일반문학, 무협소설 등의 장르문학과 베스트셀러 등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PSP에는 소설가 김유정의 '봄봄' 등 한국 근ㆍ현대 문학을 중심으로 구성된 '수능 필독서'가 별도의 카테고리로 제공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동영상, 음악, 게임은 물론 교통카드 기능까지도 탑재되는 등 최근 사전 중심의 단말기에서 복합적인 기능 제품으로 진화해가고 있는 전자사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두산동아의 경우 국내 전자사전 제조사인 에이원프로와 함께 지난 상반기에 '프라임 AP150' 등의 전자사전 신제품을 2종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전자책 리더를 탑재한 전자사전을 출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아이리버가 올해 출시한 전자사전 딕플(Dicple) 역시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와 같은 기본 기능 이외에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책 솔루션업체 에피루스는 일부 전자사전 업체들과 함께 하반기에 출시될 전자사전에 전자책 리더를 탑재하기 위해 계약을 완료했다. 또 국내 굴지의 한 전자회사 및 통신사업자와 함께 무선 인터넷을 이용, 전자책을 볼 수 있는 기기(device) 출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전자책 업체인 바로북 역시 전자사전에 탑재할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제조업체들과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에는 출시되는 대부분의 전자사전에 전자책 기능이 탑재돼 이용자들은 전자사전을 통해 어학 등의 콘텐츠를 전자책으로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디지털기기의 플랫폼에 전자책 기능이 탑재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이유는 '컨버전스 시대'에 맞게 소비자들의 욕구도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북토피아 관계자는 "전자책의 경우 기존 디지털 기기들의 엔터테인먼트 기능과는 달리 교양 및 교육적인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컨버전스(융복합화) 시대에 다양한 디지털기기 플랫폼에 전자책 기능이 탑재되는 에듀테인먼트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전자책컨소시엄(EBK)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원에 달했던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는 올해 500억원으로 확대된 뒤 내년에는 1천4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