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무더위가 조만간 다가온다. 많이 돌아다니기에 불편한 시즌이 코앞에 와 있다. 덥고 비 오고 짜증날 땐 더위를 한방에 날려줄 여름용 납량 게임을 즐겨보는 게 어떨까. DVD를 빌리러 나갈 일도,영화표를 예매할 필요도 없다. 집에 컴퓨터나 게임기만 있으면 된다. 온라인게임 '다크에덴'이 대표적이다. 다크에덴은 15세기 동유럽 가상국가 '에슬라니아'를 무대로 만든 게임이다. 흡혈귀와 흡혈귀 사냥꾼,변종 간의 기나긴 전쟁을 소재로 했다. 흡혈귀의 힘의 근원인 '피의 성서'를 찾기 위해 수백만 명의 흡혈귀가 온 세상을 뒤덮는다.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며 괴물이 솟아오른다든가,투명 상태가 풀리면서 '스르륵' 괴물이 나타나 오싹한 긴장감을 더해 준다. 특히 기존 게임은 주로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몬스터와의 전투를 벌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인간의 피와 심장을 노리는 몬스터들이 툭툭 튀어 나와 무조건 달려든다. 그뿐 아니다. 게임 속에서 만나는 사람 중 종족이 다르다면 바로 공격해야 한다. 내가 죽이지 않으면 그가 날 죽인다. 때문에 자신이 남에게 공포를 주는 주체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공포를 겪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페이틀 프레임2'는 귀신들이 뛰쳐 나오는 음산한 휴가를 배경으로 한 X박스용 비디오게임이다. 1인칭 시점의 이 게임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빵빵한 사운드로 귀신 영화를 방불케 한다. 게이머는 사진을 찍어 원혼을 물리치는 퇴마사 체험을 하게 된다. 일본 게임사 코나미가 내놓은 '사일런트 힐4'는 자신의 방에 완전히 갇힌 한 소시민이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인 틈을 찾아 들어갔다가 겪는 공포 체험을 다루고 있다. 이 게임은 일상을 소재로 하되 일상이 악몽으로 변해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공포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방에서는 1인칭 시점이다가 틈을 찾아 나간 세계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바뀐다. 특히 안개와 어둠,라디오 잡음,피와 녹,괴기 현상,고스트 등 갈수록 잔인해지고 섬뜩해지는 장면도 볼거리다. 개발 전문사 앤앤지에서 개발해 게임포털 엠게임(www.mgame.com)이 지난달 26일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귀혼'은 괴기와 무협을 혼합한 독특한 게임이다. 마물에 봉인된 악귀가 풀려나면서 중원무림이 혼란에 빠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주인공이 '염라귀혼대법'을 익혀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경공과 허공답보의 무공으로 길을 따라가면서 귀혼대법으로 악귀를 봉인하고 그 힘으로 무공을 높인다. 또 악귀와의 싸움 자체가 빠르고 경쾌하게 처리된다. 코믹한 요소도 갖췄다. 화면은 으스스한 분위기로 보이지만 귀혼의 캐릭터들은 남성스러움을 과감히 벗어 버린 귀여운 3등신이다. 하지만 캐릭터가 귀엽고 깜찍하다고 해서 무협 게임의 재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귀혼 캐릭터는 남녀로 구분되고 무사,자객,도사 등의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전용 무기와 전용 의상도 갖췄다.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