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의 컨버전스 트렌드를 주도하던 카메라폰 시대가 종착역에 다다르면서 뮤직폰 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천500만대로 예상되는 휴대전화 내수 시장에서 'MP3폰'이 약 70%를 차지할 것이며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팬택앤큐리텔[063350] 등 '빅3'만 놓고 보면 80%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올해 출시되고 있는 휴대전화는 100% MP3 플레이어 기능을 내장하고 있으며 판매비중도 내년에는 9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휴대전화 업계의 최대 이슈였던 카메라 고화소 경쟁이 삼성전자의 700만화소, LG전자의 500만화소 카메라폰 출시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음악 기능이 휴대전화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인기 응용소프트웨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멜론(SKT), 도시락(KTF), 뮤직온(LGT) 등 음악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통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뮤직폰 붐 조성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해외의 주요 휴대전화업체들이 잇따라 강력한 음악 기능이 내장된 제품들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들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이 해외 시장 진출의 '테스트베드(Testbed:신제품 시험무대)'역할을 하면서 해외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뮤직폰' 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MP3플레이어 최대의 히트 모델인 애플의 아이팟에 대해 "휴대전화에 그 위치를 빼앗기면서 성공신화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휴대전화와 MP3간의 영역전쟁이 본격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월 MP3 파일을 최대 500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1.5GB HDD 내장형 'SPH-V5400'을 KTF[032390]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 `세빗 2005'에서 선보인 `슈퍼 뮤직폰'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3GB HDD를 탑재, 최대 1천곡을 저장할 수 있는 '슈퍼 뮤직폰'은 '3년내 세계 1위 등극'을 선언한 MP3플레이어와 함께 '음악' 기능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세계 전략에서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P3폰은 아직 음악 재생 및 파일 저장 용량 등에서 MP3플레이어에 비해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이같은 한계를 뛰어넘는 MP3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면서 "블루투스, 디지털 파워 앰프, 4차원 입체 음향 등의 기능을 가진 SPH-V5400같은 모델들이 속속 출시될 전망이어서 휴대전화로 MP3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머지않아 휴대용 쥬크박스로 기능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서라운드 사운드, 외부 뮤직플레이어 버튼, 음악목록 검색을 위한 다이얼 등의 기능이 내장된 뮤직폰 신제품 수십 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17파이 듀얼 스피커를 장착한 'LP3000'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뮤직폰 시대의 시작을 알렸던 LG전자는 이후 일명 '어머나폰'과 '어머나폰2'로 대박을 거뒀다. 최근에는 별도의 MP3 전용칩을 내장해 고음질의 MP3를 감상하면서 게임, 문자메시지(SMS), 카메라, 인터넷 등 휴대전화에 장착된 모든 기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 태스킹 리얼 MP3폰'(LG-LP4400)을 출시했다. LG전자 마케팅팀 관계자는 "뮤직폰은 소비자들의 주된 욕구인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으로 휴대전화의 개인화, 패션화 경향이 더욱 심화되면서 뮤직폰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LG전자는 DMB폰, 3D 게임폰 등에도 독특하고 실용적인 뮤직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앤큐리텔은 'MP3플레이어처럼 생긴 MP3폰'이라는 콘셉트의 'PH-S4000'을 선보였다.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됐던 이 제품은 번들로 제공되는 목걸이에 연결해 MP3처럼 목에 걸고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펜던트 타입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팬택앤큐리텔 관계자는 "MP3 기능은 대부분의 내수용 제품에는 이미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고 있고 최근에는 해외 수출용에도 MP3 기능 탑재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SK텔레텍도 MP3플레이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옆면에 죠그셔틀 키를 장착시킨 'IM-8100'모델을 지난 2월에 출시했다. 해외에서도 노키아가 최근에는 가장 진보된 MP3폰으로 평가받는 ''N91''을 공개했다. 4기가바이트(GB)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내장된 N91은 올 성탄절 연휴에 맞춰 출시된다. 모토로라는 애플컴퓨터의 온라인 뮤직 스토어 아이튠스 서비스와 연동해 휴대전화로 음악 파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아이튠스폰'을 올 여름 내놓을 계획이며 소니에릭슨도 3분기에 옛 워크맨의 명성을 되살릴 '워크맨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