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플래시메모리 타입 MP3P(플레이어) 시장을주도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하드디스크(HDD) 타입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HDD MP3P 시장의 절대강자인 미국의 애플컴퓨터도 플래시메모리 제품을 출시,세계 MP3P 시장을 둘러싼 양측의 맞대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애플컴퓨터는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된 맥월드엑스포에서 플래시메모리타입인 `아이포드 셔플'(iPod Shuffle)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액정화면(LCD)과 터치 스크롤 휠을 제거한 보급형으로 저장용량 512MB 모델은 99달러, 1GB 모델은 149달러에 판매된다. 애플컴퓨터 코리아는 다음주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아이포드 셔플'의 출시계획과 가격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시장 점유율 52%, 미국 시장 점유율 65%인 애플컴퓨터는 '아이포드'와 '아이포드 미니'에 이어 지난해 말 '아이포드 포토', '아이포드 U2 스페셜 에디션'을출시하는 등 국내 HDD 타입 시장 선점에 나선 데 이어 플래시메모리 타입 시장까지잠식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판매량 1천만대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도 한국업체와 애플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애플의 움직임에 대해 레인콤[060570],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업체들은 13일 애플의 `아이포드 셔플'이 기능면에서 한국 업체들의 제품에 크게 떨어져경쟁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애플의 브랜드파워와 99달러라는 낮은가격 때문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레인콤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동일 저장용량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절반에 불과하지만 기능은 크게 떨어져 레인콤 제품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지 브랜드파워와 가격을 바탕으로 중저가 시장에서 일부 점유율을 차지할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스크린이 없고 곡선택이 불편해 기능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못한다는 것이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라면서 "따라서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대응 제품을 출시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애플의 중저가 제품 출시로 플래시메모리 제품 시장이 확대돼 전체 MP3P 업체들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디스플레이 기능이 없고 탐색이 어렵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제품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면서 "배터리 등의 부가제품들의 가격이수십달러에 달해 가격면에서도 싸지 않다"고 평가했다. 상대방의 '텃밭'에서 전략 모델을 내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국내업체와 애플간의 공방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세계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기기 시장의 향후판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세계 IT(정보기술) 업계의 관심있는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