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A씨는 최근 중학생인 아들이 지난 1년여동안 온라인 게임사이트를 이용하면서 아이템 구입 등의 비용으로 외할아버지의통장에서 무려 804만5천원을 몰래 빼내 쓴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A씨는 미성년자의 결제를 허용했다며 전액환불을 요구했으나 운영업체측이 게임의 대부분이 성인명의로 이용됐다며 거부함에 따라 법정 소송으로 번지게 됐다.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특히 미성년자들과 관련된소비자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1일 "전국의 만 11세 이상 미성년자 52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76.7%가 부모 동의없이 온라인 게임비를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게임사이트에서 부모의 사전 동의없이 결제가 가능했다고 밝힌응답자가 전체의 50.1%에 달했고, 부모의 개인정보를 도용했다는 미성년자도 37.1%나 됐다. 또 월평균 게임시간은 37.2시간이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75.4%는 온라인 게임으로 학습에 방해를 받는다고 밝혔다. 월평균 1인당 게임비용은 4만1천745원이었으며, 특히 게임아이템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가운데 20.1%는 게임밖에서 상대자와 만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나 범죄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소보원이 22개 온라인 게임사이트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모든 사이트가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 동의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입자의 고유ID와 비밀번호, 생년월일 등으로 충분히 본인 식별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주민등록 번호를 기입하도록 해 개인정보 유출과 악용을 부추기는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액 결제수단의 인증절차를 개선하도록 관계기관에 요청할 것"이라며 "아울러 게임업체에는 지나친 개인정보 수집을중단하고 약관을 명확하게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