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휴대전화 시장이 해외에서는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시장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9일 휴대전화 업계에 따르면 12월 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은 전달과 비슷한 130만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크리스마스와 연말대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늘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유럽, 아시아, 북미 등에서는 연말 쇼핑철을 맞아 품귀현상이 빚어져`휴대전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정도로 성수기를 맞고 있다. 국내 시장이 연말연시나 졸업.입학 시즌 등 성수기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은 것은 ▲보조금 금지 ▲이동전화 시장 포화 등 크게 두가지 이유라는게 업계의공통된 분석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나 서비스업체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을 맞아 벌이는 대대적인 판촉활동에서 가장 유용한 판촉도구인 가격할인이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정보통신부는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독주를 막고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휴대전화의 가격을 낮춰 팔 수 없도록 전기통신사업법에 `단말기 보조금 금지'조항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미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달해 신규 가입자가 더 이상늘고 있지 않은 것도 판매부진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다른 소비상품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12월은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전혀 성수기가 아니다"면서 "수십만원대의 고가품인데다 사은행사 등을 통한가격할인도 불가능해 별도의 성수기가 없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1월부터 SK텔레콤(011, 017) 가입자들에게 시행되는번호이동성을 앞두고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가입자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휴대전화 구입을 번호이동성 시행 이후로 보류하는 대기수요가 내수시장에 더 큰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해외에서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C넷 등 외신은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카메라폰, 컬러폰 등 다양한 기능의고급 휴대전화 수요가 늘면서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E700, 모토로라의 V, 소니에릭슨의 T610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주문 후 한두달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따라 올해 전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당초 예상치인 4억2천만대(가트너 추정)를 크게 초과해 5억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시장은 지난해 1천500여만대에서 1천400만대 수준으로 100만대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