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가입자 2천3백30만명에 이르는 시내전화에도 번호이동성 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이 제도는 95.6%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선발사업자인 KT와 후발사업자 하나로통신간 유효경쟁 체제를 구축해 고객들의 선택폭을 넓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도입 취지다.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는 지난 6월30일 안산 청주 김해 순천 4개 지역에서 처음 시범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10월부터는 수원 안양 구리 김포 의정부 대전 광주 울산 전주 천안 마산 등 11개 지역으로 확대됐고 12월부터는 성남과 고양이 추가돼 총 17개 지역에서 실시 중이다. 이 제도는 회선당 4천원의 적은 비용을 내고 현재 사용하는 전화번호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시내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다. 따라서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는 실시된 지 4개월만에 6천3백명 가량이 이용한 것으로 정보통신부 집계 결과 나타났다. 이 중 98% 가량이 KT에서 하나로통신으로 사업자를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도입 취지인 후발사업자로의 이동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초기 평가다. 하나로통신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KT 고객을 빼앗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단독 가입자에게만 전화가입 요금을 3만원(KT는 6만원)씩 받고 있고 기본료는 4천5백원(KT 5천2백원)을 부과한다. 또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의 묶음 상품에 대해서는 전화가입 요금을 별도로 받지 않고 기본료만 2천원 받고 있다. KT는 이에 맞서 시내전화 고장수리 예약제를 확대하고 애프터서비스(AS)를 대폭 강화하는 등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우수한 통화품질로 가입자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KT는 하나로통신의 시내전화는 KT망을 한번 더 거치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KT와 하나로통신간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은 내년 8월 이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실시되는 시점에 이르게 되면 고객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